전국 의료 파업 속에서도 빛난 헌신, 계명대 동산병원 환자의 감동 편지

박의준 교수 "환자의 생명을 지킨 사명감, 성공적 결과로 보답"
계명대 동산병원, 40여 년간 쌓아온 이식 수술 노하우로 중증질환 병원으로 도약

"저는 기사 사연의 주인공입니다. 수술 이후 5개월이 지났으며,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정기검진으로 병원에 왔다가 우연히 저와 관련된 기사를 보았습니다. 새삼 피어오르는 감사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당시 어려운 수술임에도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집도해 주셨고, 결국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식혈관외과 박의준 교수님. 동산병원 이식혈관외과 명성이 백만 년 이어지길 기원 드립니다. 저에게 동산병원은 사랑입니다."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복도 홍보 게시판에 '신장 이식 수술 성공'이란 제목의 기사가 내걸리자, 이를 본 수술 환자가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와 장미 한 송이를 붙여 놨다.

최근 전국적으로 의료계 집단 행동이 이어지며 환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환자가 보낸 감동적인 감사 편지와 꽃이 주목받고 있다.

동산병원 등에 따르면 이 환자는 3년 전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후 이식받은 심장 기능은 잘 유지됐지만, 신장 기능이 나빠졌다. 혈액 투석을 진행한 환자는 지난 2월 여동생으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아 수술했다. 결과는 좋았고, 신장과 심장 기능 모두 안정돼 퇴원했다.

독립된 2개 이상의 장기를 이식하는 '다장기 이식'은 국내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다. 환자의 금전적인 부담은 물론, 자칫 생명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수술을 집도한 박의준 교수(이식혈관외과)는 "심장이식으로 이미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임에도, 수술 후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했다"며 "기증자 신 적출술을 함께 한 비뇨의학과 신택준 교수의 헌신도 감사하다"고 했다.

주치의 한승엽 교수(신장내과)도 "이번 심장 이식 후 순차적인 신장이식 수술의 성공은 오랜 기간 동산병원 장기이식팀이 쌓아 온 이식수술의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보내준 따뜻한 편지와 장미 한 송이는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줬다. 이러한 감사의 마음은 의료진들에게 큰 힘이 된다"며 "다시 한번 환자의 건강 회복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동산병원은 언제나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산병원은 2020년 8월 심·신장 동시 이식, 2022년 3월 간·신장 동시 이식을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심장이식 수술 환자의 순차적인 신장이식 수술에도 성공하며, 두 장기 이상이 손상된 환자에서 다장기 이식을 안정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한편, 계명대 동산병원은 1982년 신장이식을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 신장이식 1천528회, 간이식 207회, 심장이식 84회를 시행했다. 이로 인해 전문 인력, 최신 의료장비, 체계적인 수술 시스템을 바탕으로 다장기 이식 수술이 가능해 명실상부 중증질환 및 고난도 이식 수술 병원으로 도약하고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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