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만 10억? 47만명 청약 '과천 지식정보타운 아파트', 4년 후 근황
[땅집고]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인덕원 방향으로 차로 5분만 이동하면 과천대로 옆에 신축 단지가 줄줄이 들어섰습니다. 4년 전 로또 청약으로 화제가 된 과천지식정보타운 아파트 단지입니다.
지식정보타운 앞 글자를 따서 ‘지정타’로 불리는 이곳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허허발판이었지만, 아파트·오피스·지식산업센터 등이 완공하면서 신도시 같은 모습을 갖췄습니다. 신설역 공사도 한창인데요. 과천 지정타에서는 2027년 4호선 지식정보타운역이 개통하면 사당역까지 15분이면 이동 가능합니다.
■ 지식정보타운, ‘준강남’ 과천에 들어선 미니신도시
지정타는 과천시 갈현동·문원동 일대 총 135만3090㎡ 부지(약 41만평)에 2027년까지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구개발(R&D) 등 지식산업 업무시설과 주택 8160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과천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과천대로를 기점으로 서쪽에는 경동제약과 중외제약, 코오롱글로벌 같은 대기업과 지식산업센터가 밀집해 있습니다.
동쪽에는 총 12개 단지와 초등학교 2개, 지식산업센터 3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중 9개 단지, 총 5300여 가구가 입주를 마쳤습니다. 총 가구수는 약 8200가구 2만명 가까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단지들은 제약이나 바이오 기업이 들어선 산업단지를 끼고 있어서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전해집다.
지식정보타운은 준 강남 입지로 경기도에서 손에 꼽히는 입지적 장점 덕에 개발 전부터 화제가 됐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치솟던 2020년 10월, 같은 날 분양한 지정타 3개 단지는 당첨만 되면 10억원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고 알려져 무려 47만 건의 청약을 받았습니다. 지정타 역과 가장 가까운 푸르지오라비엔오, 푸르지오오르투스, 르센토 데시앙 단지입니다.
■ 분양가 대비 2배 오른 지정타 아파트
푸르지오 라비엔오 최근 실거래가는 분양가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2021년 당시 분양가 7억5000만원으로 7억원 이상 올랐습니다. 매매 호가는 15억5000만원~16억원 선입니다. 99㎡ 고층 매물은 18억7000만원에 나와 있습니다. 분양가 9억4250만원보다 무려 9억2750만원 높은 가격입니다.
지정타에서는 3.3㎡(1평) 당 5000만원짜리 오피스텔도 완판했습니다. 주거형 오피스텔 ‘힐스테이트과천디센트로’ 전용 84㎡는 분양가가 17억200만원이었지만, 3.33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과천시 갈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8억5000만원에 선이었는데 지금 호가는 17억원 정도”라며 “집값이 3년 만에 2배가 됐으니, 아파트 당첨 한 번으로 평생 재산을 모은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분양을 앞둔 S2블록에 짓는 아파트에 당첨될 경우 약 8억원 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 전문가 “학군·상권 때문에 원도심 따라잡기엔 한계”
과천 지정타 일대 시세가 급등한 이유는 ‘준강남’이라는 과천 생활권이기 때문입니다. 과천은 1970년대 정부청사가 생기면서 성장한 계획도시로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서울 서초구와 관악구에 맞닿아 있어 강남 접근성이 매우 좋은 편입니다. 이로 인해 과천역 인근 재건축 단지 시세는 어지간한 강남 아파트와 비슷합니다. 과천은 재건축 시장이 침체된 지금도 여전히 1군 건설사의 관심을 받습니다. 알짜 사업지만 수주한다는 삼성물산은 과천주공10단지에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천과 안양 사이에 입지가 뛰어났지만, 방치돼왔던 빈 땅이 지식정보타운으로 개발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신축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중고등학교와 대형마트, 백화점 같은 기반 시설이 없어서 과천 원도심 대단지를 뛰어넘기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표찬 싸부원 대표는 “지식정보타운 아파트 가격이 이미 높은 편이라서, 지하철 개통 등 호재가 이미 반영됐다고 본다”면서 “이 일대는 서울 서초구와 견줘도 손색이 없는 만큼, 앞으로도 이 가격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2017년 5만명에 불과하던 과천시 인구는 지식정보타운 입주로 8만명 선을 넘겼습니다. 앞으로 3기신도시인 과천 주암지구 아파트까지 입주하면 1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정타 기업 입주까지 모두 마치면 교통 인프라 시설이 확충하면서 지정타를 중심으로 주거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천 인근 인덕원, 의왕시 일대 집값은 물론, 주요 단지 실거주 의무기간이 지나면 전세 시장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글=김서경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