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기 직전' 풍미라니…롯데리아 '검은 버거' 정체[먹어보고서]
브라운버터 오일 별첨…뿌려 먹는 구조 실험
달큰한 어니언·버터 풍미…호불호 갈릴듯
셰프 협업 확산…버거 시장도 미식 경쟁 활활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롯데리아가 흑백요리사 셰프와 또 손을 잡았다. 시즌2 ‘삐딱한 천재’로 출연한 이찬양 셰프와 협업한 메뉴다. 지난해 시즌1 우승자 권성준 셰프의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버거’에 이은 두 번째다. 지난달 17일부터 한정 판매에 들어갔고, 출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검은 비주얼이 빠르게 확산됐다. 가격은 매장 기준 단품 8800원, 세트 1만 700원이다.
받아 든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번이다. 오징어 먹물로 색을 낸 검은 번 위에 체다·모짜렐라 치즈가 눌어붙어 있다. 실제로 불에 그을린 듯한 색감과 질감이 강하다. 버거 크기는 성인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정도다. 묵직한 비주얼에 비해 체감 볼륨은 크지 않다. 대신 ‘브라운버터 오일’ 8g이 별도 동봉된다. 오일을 따로 뿌려 먹게 만든 점이 이 메뉴의 핵심이다.

뒤이어 패티의 맛이 따라붙는다. 익숙한 롯데리아 순비프 패티지만, 전체 조합 안에서는 단순 패스트푸드보다는 ‘요리된’ 음식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평소 캐주얼하던 햄버거가 갑자기 정장을 입고 나온 느낌이다. 다만 캐러멜어니언의 존재감이 강해 단맛이 계속 이어진다. 이 지점에서 개인차가 크게 작용한다. 달큰한 풍미를 좋아하면 장점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금방 물릴 수 있다.
제품의 핵심이라는 브라운버터 오일도 뿌려봤다. 점도가 예상보다 묽어 놀랐다. 진한 브라운버터를 떠올렸다면 다소 다른 결이다. 가공버터와 식물성 오일을 섞은 블렌드 형태다. 패티 위에 적당량을 더하자 버터 향이 확 올라온다. 풍미는 분명 한 단계 깊어진다. 동시에 느끼함도 같이 올라온다. 풍미를 살리는 ‘킥’(자극)인 건 맞지만,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것 같은 맛이었다.

그럼에도 완성도는 그동안의 롯데리아 신제품 가운데 손꼽힐 만해 보였다. 가격과 양 등 보편적인 대중성 부분을 제외하면 그렇다. 셰프의 손길이 어디까지 패스트푸드에 닿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기존 공식에 갇히지 않는 롯데리아 특유의 정체성과도 맞아떨어진다. 개성만 놓고 본다면 지난해 권성준 셰프와의 모짜렐라버거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흑백요리사발(發) 셰프 협업은 이제 단발 이벤트가 아닌 라인업으로 굳어지는 흐름이다. 권성준 셰프 협업작은 출시 석 달 만에 400만개가 팔리며 지난해 5월 정식 메뉴로 전환됐다. 버거킹·맘스터치·맥도날드까지 셰프와 손잡고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가성비 경쟁만 이어지던 버거 시장에서 품질과 미식 경험 경쟁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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