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공병도 돈된다"…아모레, 용기 수거에 진심인 까닭

김지우 2024. 10. 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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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성수'서 용기 수거 팝업 운영 중
2030년 포장재 100% 재활용 목표

직장인 김 모씨는 지난 8월 아모레퍼시픽 온라인몰에서 2만원대 제품을 5000원대에 구매했다. 아모레위크 행사 기간 선착순 반값쿠폰을 적용한 후, 아모레퍼시픽 제품 공병을 모아 용기 수거 신청을 한 후 적립해둔 뷰티포인트 5000점을 사용한 덕분이다. 

그는 "다 쓴 화장품 공병을 모아 반납한 것만으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유용했다"며 "이전에는 화장품 용기를 대충 버렸다면 반납을 위해서는 꼼꼼히 세척해야 했는데 환경에 무심했던 점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월 용기 수거 캠페인 '아모레리사이클'을 온라인으로 확대했다. 2009년부터 진행하던 오프라인 용기 수거를 아모레퍼시픽 공식몰인 아모레몰에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수거 비용은 무료다. H&B스토어, 홈쇼핑 등 어디에서 샀든 아모레퍼시픽 제품 용기면 모두 가능하다. 아모레리사이클에 '처음 참여할 경우' 아모레퍼시픽 통합 멤버십인 뷰티포인트 5000점을 지급한다. 포인트 유효 사용기한은 한 달이다.

아모레성수에 열린 아모레리사이클 용기 수거 팝업스토어 /사진=아모레퍼시픽

조건은 있다. 일단 아모레퍼시픽 제품 용기를 최소 10개 이상 모아야 수거 신청을 할 수 있다. 스킨케어, 생활용품, 쿠션, 팩트 등 메이크업 일부 제품, 향수 제품에 한해 받는다. 모은 용기들은 말끔히 비우고 세척해야 한다. 재활용을 위해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서울 성동구 아모레 성수에 아모레리사이클 팝업스토어를 열고, 수거한 용기로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을 공개했다. 이곳에서 용기 수거에 참여하면 기존 참여자도 뷰티포인트를 5000점 추가 적립해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인 이니스프리도 올해 1월부터 공병 수거 캠페인 '보틀 리플레이(BOTTLE RE:PLAY)'를 진행 중이다. 공병 1개당 뷰티포인트 300점을 적립해준다. 월 최대 10개까지 가능하다.

재활용에 열심인 이유

아모레퍼시픽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모레리사이클을 통해 2592톤의 공병을 수거했다. 지난 한 해에만 119톤이 모였다. 수거한 용기는 오산뷰티파크 물류센터에서 직접 수거 선별을 거쳐 최대한 재활용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2003년부터 공병 수거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약 13만6000여 명의 고객이 공병 수거에 참여했다. 수거된 공병 수는 약 152만개에 달한다. 그렇게 모은 공병은 재질에 따라 재활용 공정을 거쳐 새로운 용기로 재탄생한다.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재활용된 플라스틱 및 유리 공병의 양은 약 1244톤이다.

이니스프리 수퍼 화산송이 모공 마스크(왼쪽)과 일리윤 프레쉬 모이스춰 바디워시 /사진=아모레몰 캡처

그렇게 얻어낸 성과가 있었다. 이니스프리 화산송이 플라스틱 제품에는 직접 수거한 플라스틱이 50% 들어갔다. 설화수나 한율 유리제품에도 재활용 유리를 11.4% 이상 사용한다. 재활용 원료에도 수거된 유리가 일부 들어가는 식이다. 이외 건축 자재나 업사이클링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물리적 재활용이 어려운 품목들은 열에너지 회수 방식으로 처리한다. 열에너지 회수는 고온에서 공병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이 매입하는 용기, 캡 등의 매입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패키지를 만들기 위한 구매량은 비슷하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위한 비용은 오히려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2030년 포장재 100% 재활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모레퍼시픽이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신규 석유 유래 플라스틱(버진 플라스틱)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1년에 발표한 지속가능경영 목표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30년까지 제품 포장재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플라스틱 포장재는 100% 재활용이나 재사용, 퇴비화가 가능하도록 설계하기로 했다. 또 플라스틱 포장재 30%에 재활용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적용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실제로 재활용이나 바이오 플라스틱 사용 비율은 2022년 7.2%에서 지난해 23.8%로 늘어나 향후 지속적으로 포장재 플라스틱이 야기하는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아모레리사이클 이미지 /사진=아모레퍼시픽

이처럼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을 늘리는 일은 환경오염을 줄이는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더불어 기업에게도 플러스 요인이다. 지속가능(ESG)경영 중 하나인 '환경'에 해당하는 행보다. ESG 경영은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투자, 거래 등에서 점차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수거한 모든 용기를 전부 화장품 용기로 재활용할 수는 없지만 좀 더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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