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서울의 최고기온은 31.5도를 기록했다. 이튿날인 15일의 최고기온도 31.3도를 기록했고, 주말이었던 16~17일 역시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했다.
봄은 물론 초여름도 아닌 한여름이란 표현에 적합한 기온이었다. 뿐만 아니라 ‘봄의 한복판’이라 할 수 있는 지난 4월에도 중순경인 19일의 서울 최고기온이 29.4도를 기록했다.
이는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4월 중순 최고 기온을 갈아치운 것이었다. 심지어 지난 17일엔 대구의 최고기온이 34.1도, 경남 밀양은 35.1도까지 치솟으며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기후지리적 특성으로 꼽혀왔으며, 사계절이 1년 12개월을 4등분했다. △3월~5월은 봄 △6월~8월은 여름 △9월~11월은 가을 △12월~2월은 겨울로 구분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가 급격해지면서 이러한 계절 구분을 향한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특히 봄부터 여름을 방불케하는 수준으로 기온이 올라가고, 초여름부터 폭염이 찾아오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6월부터가 아닌 5월부터 사실상 여름이 시작된다는 말이 나온다.
그렇다면 실제로 여름의 시작이 앞당겨지고 있는지, 또 5월부터 여름이 시작되는지 확인해본다.

기상청은 각 계절시작일의 기준을 일평균기온을 기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 봄- 일평균기온이 5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내려가지 않는 첫날
- 여름- 일평균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내려가지 않는 첫날
- 가을- 일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
- 겨울- 일평균기온이 5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
이때, 일평균기온은 당일의 평균기온을 의미하는 게 아니고 9일을 이동평균해 반영한다. 해당일의 전 4일, 후 4일을 포함한 9일치 평균기온의 평균을 의미한다. 이는 단기적 변동에 따른 변수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서울의 최근 평균기온을 바탕으로 살펴보자.
△9일 15.9도 △10일 17.1도 △11일 16.8도 △12일 19.1도 △13일 19.7도 △14일 23.5도 △15일 24.2도 △16일 23.1도 △17일 22.6도다.
따라서 계절 시작일 판단하는데 있어 지난 13일의 일평균기온은 20.2도로 산출된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12일의 일평균기온은 19.4도였다.
이후 일평균기온이 지속적으로 20도를 넘긴다면, 올해 서울의 여름시작일은 13일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서울의 여름시작일은 언제였을까. 5월 28일이다. 23일부터 26일까지 일평균기온이 20도를 넘기다 27일 19.8도로 떨어졌고, 28일 다시 20.2도로 오른 뒤 2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보다 앞선 2년은 더 빨리 여름이 찾아왔다. 2024년의 서울 여름시작일은 5월 21일, 2023년은 무려 5월 14일이었다.

여기까지만 봐도 이미 5월부터 여름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기상청은 계절시작일을 1년 단위가 아닌 최소 10년 단위로 파악해 그 추이를 살피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기후변화를 확인하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준으로도 여름시작일은 이미 5월에 진입했다. 100년 이상 관측자료가 존재하는 6개 지점을 기준으로 파악한 10년 단위의 여름시작일은 2000년대 5월 31일로 처음 5월에 진입했고, 2010년대는 5월 25일로 더 앞당겨졌다.
6개 지점의 30년 단위 여름시작일을 살펴보면 추세를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1951년~1980년 6월 10일이던 것이 1961년~1990년 6월 7일, 1971년~2000년 6월 4일, 1981년~2010년 6월 2일, 1991년~2020년 5월 31일로 2~3일씩 앞당겨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국 62개 지점을 기준으로 파악한 10년 단위 여름시작일 역시 1990년대 6월 8일이었던 것이 2000년대 6월 4일에 이어 2010년대 5월 28일로 앞당겨졌다.
이밖에도 기준 지점 수와 기간 단위 전반적으로 2010년대 들어 여름시작일이 5월로 진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중장기적인 기후변화 측면에서도 우리나라의 여름시작일은 이미 5월에 진입한 상태다.
아직 10년 단위의 데이터가 쌓이진 않았으나, 기후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점과 실제 1년 단위 변화 추이 등을 비춰봤을 때 여름시작일은 이제 5월 중순 무렵을 향해 빠르게 다가설 것으로 예상된다.
※ 최종결론 :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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