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 9K' KT 벤자민, 3경기 만에 KBO리그 첫 승

양형석 2022. 7. 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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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일 두산전 6이닝4피안타9K3실점 승리, 박병호 최근 7경기 7홈런

[양형석 기자]

'디펜딩 챔피언' KT가 이틀 연속 두산을 꺾고 공동 4위로 뛰어 올랐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2일 수원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8-3으로 승리했다. 안방에서 열린 주말 3연전 첫 두 경기를 승리하며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KT는 5할 승률에서 +1의 마진을 기록하며 이날 SSG랜더스에게 1-2로 패한 KIA타이거즈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38승2무37패).

KT는 1일 경기에서 홈런행진을 하루 쉬었던 4번타자 박병호가 시즌 27호 홈런과 함께 5회 결승 적시타를 터트리며 3안타3타점2득점으로 KT의 승리를 주도했다. 황재균 역시 2루타 2방을 포함해 3안타2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하지만 이날 이강철 감독을 가장 기쁘게 한 선수는 6이닝4피안타2사사구9탈삼진3실점 호투로 KBO리그 데뷔 3경기 만에 한국 무대 첫 승을 따낸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었다.

부상으로 떠나야 했던 외국인 에이스 쿠에바스

2013년에 창단해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참가하기 시작한 KT는 2014년부터 가을야구에 진출하기 시작한 '9구단' NC 다이노스와 달리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며 힘들게 출발했다.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한 2018년에도 .418의 승률로 9위에 머물렀던 KT는 2018 시즌이 끝나고 이상철 감독이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KT의 빠른 성장을 이끈 일등공신은 바로 '빅게임 피처'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였다.

2019 시즌을 앞두고 KT 유니폼을 입은 쿠에바스는 KT에서의 첫 해부터 184이닝을 책임지며 13승을 따냈다. 그리고 KT는 24승을 합작한 외국인 원투펀치 쿠에바스와 라울 알칸타라(한신 타이거즈)의 활약에 힘입어 창단 처음으로 5할승률을 달성했다. 그리고 KT는 시즌이 끝난 후 두 외국인투수를 모두 잡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알칸타라를 포기하고 쿠에바스만 총액 1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2020년 새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짝을 이룬 쿠에바스는 27경기에서 152이닝을 던지며 10승8패 평균자책점4.10을 기록했다. 15승과 200이닝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한 데스파이네는 물론이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소형준과 배제성보다도 못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KT의 첫 가을야구였던 2020년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 선발로 등판해 8이닝1실점으로 호투하며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 승리투수가 됐다.

2020년12월 KT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한 쿠에바스는 작년 8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아픔 속에서 9승5패4.12로 눈에 띄는 반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서 단 이틀을 쉬고 등판해 7이닝8탈삼진 무실점의 '괴력투'를 선보였고 이어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7.2이닝8탈삼진1실점 호투로 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올 시즌에도 총액 110만 달러에 제계약한 쿠에바스는 2경기에서 1승2.45의 성적을 기록한 후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물론 쿠에바스는 3년 동안 팀에 헌신하며 오늘의 KT를 있게 만든 최고의 외국인 투수지만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속에서 KT는 외국인 투수의 긴 공백을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결국 KT는 지난 5월18일 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을 영입하며 쿠에바스와의 이별을 결정했다.

3경기 만에 QS투구로 KBO리그 첫 승리 수확

미국 출신의 1993년생 좌완 벤자민은 추신수(SSG)와 양현종(KIA)이 활약했던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2년 간 빅리그 생활을 했다. 단축시즌으로 진행됐던 2020년에는 8경기에 등판해 2승1패4.84를 기록했지만 2번의 선발등판을 포함해 13경기의 등판기회를 얻었던 작년에는 승리 없이 2패8.74로 부진했다. 벤자민은 작년 트리플A 무대에서도 2승5패8.29로 부진했고 시즌이 끝난 후 텍사스에서 방출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벤자민은 트리플A 7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등판해 2승3.82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끝내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결국 벤자민은 지난 5월 KT와 33만1000달러에 계약하면서 KBO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5월 말에 입국한 벤자민은 6월9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국내 데뷔전을 치러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팔에 불편함을 느껴 조기 교체됐다.

 KBO리그에서의 데뷔전에서 부상을 당한 벤자민은 보름 동안 치료 및 재정비의 과정을 거친 후 26일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하지만 벤자민은 1회 김현수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4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으며 3점을 내주는 아쉬운 투구 끝에 패전투수가 됐다. 4이닝을 59개의 투구수로 막아낸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을 뿐 새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벤자민은 장마가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의 첫 등판에서 두산을 상대로 드디어 KBO리그 데뷔 첫 승을 따냈다. 6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진 벤자민은 1회 양석환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고 5회에는 적시타 없이 보크와 희생플라이로 2점을 추가로 내줬지만 6이닝을 3실점으로 막는 퀄리티스타트 투구로 승리를 따냈다. 무엇보다 6이닝 동안 탈삼진을 9개나 기록했을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현재 KT는 조용호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고 강백호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약 6주의 결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KT는 조용호와 강백호가 복귀할 때까지 '마운드의 힘'으로 더운 여름을 버텨내야 한다. 올 시즌 소형준과 고영표가 토종 원투펀치로 꾸준한 활약을 해주고 있는 가운데 3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따낸 벤자민이 선발진에서 힘을 보탠다면 KT는 중위권 순위경쟁에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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