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에도 지지부진한 동탄 집값…'로또 청약' 광풍 타고 집값·거래량 껑충
[땅집고] “10억짜리 ‘로또 청약’으로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동탄2신도시 집값도 오르는 분위기다. 다른 단지에 대한 문의도 많았고, 실거래량이 늘고 집값도 올랐다. 동서를 잇는 통행 도로까지 개통해서 단절 문제도 해소되어 동탄역 서측 단지들이 이제 대세로 자리잡았다. 중저가 단지들 거래도 최근 한 달 사이 부쩍 늘었다.”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은 동탄역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지하주차장으로 역과 롯데백화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최근 무순위 청약 1가구 접수를 진행해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다.
7년 최초 분양가인 4억8000만원에 공급해 약 10억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에 청약 접수 전부터 ‘로또 청약’이라 불렸다. 지난달 29일 청약이 시작되자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은 접속 마비 사태가 일어날 정도였다. 1가구 모집에 294만명이 몰리며 청약 ‘광풍’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로또 청약이라는 평가 속에 단지가 위치한 동탄2신도시는 전국구 유명세를 탔다. 이런 흐름은 자연스럽게 부동산 시장으로 이어졌다. 동탄2신도시 중개업소들은 “동탄역 롯데캐슬 ‘줍줍’ 청약 덕분에 전국적인 관심이 쏟아졌다”며 “다른 단지에 대한 문의도 굉장히 많았고, 실제 거래량이 늘고 집값도 올랐다”고 말했다.
■ GTX도 못 살린 동탄 집값, ‘로또 청약 광풍’에 상승세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동탄 집값 상승세는 뚜렷하지 않았다. 지난 3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개통 효과는 미미했다. 실제 GTX-A노선 하루 평균 이용객도 예상치보다 낮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하루에 2만1500여명이 노선을 이용할 것이라 내다봤지만, 6월 말 기준 7800명 수준에 그쳤다.
GTX를 타면 동탄에서 수서까지 29분밖에 안 걸리지만, 강남역 일대로 이동하려면 수서에서 수인분당선, 선릉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도 50분가량 걸리는데 GTX-A 노선을 이용하면 기본요금 3200원에 거리에 따른 추가요금까지 계산하면 4450원으로 광역버스 대비 비싸다. 또 선로를 SRT와 공유하기에 배차 간격이 출퇴근 시간 14분, 나머지는 20~30분으로 길다.
잠잠하던 동탄2신도시 집값을 자극한 건 ‘청약 광풍’이었다.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온 지난달 22일부터 당첨자를 발표한 이달 2일까지 약 2주간 이 지역 매물 문의, 거래량이 늘었고, 실거래가와 호가도 뛰었다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날 땅집고와 만난 동원파라곤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무순위 청약 덕분에 전국적으로 관심이 커졌다”며 “최근에 매매 거래가 많아졌다. 지난 한 주는 무척 바빴다. 실거래가가 올랐고, 호가도 많이 뛰었다”고 밝혔다.
■ 동서 단절 끝나자 신고가 속출
이슈와 함께 동탄2신도시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동서 단절 문제 해소로 상승세가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그간 이 지역은 동탄역을 기준으로 동서로 분리돼 있었다. 신도시를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 동탄JCT~기흥동탄IC 구간 양방향 지하화를 완료해 지난 3월 개통했다.
상부에 공원을 조성하면서 동서를 잇는 통행도로 작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며 8월 중 일부 구간을 개통할 계획이다. 이전까지는 서측 단지에서 동탄역까지 걸어서 50분 가량 걸렸지만, 그 시간이 15~20분으로 줄어든다.
그 덕분에 서측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6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7월 들어 ‘동탄역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 84㎡(이하 전용면적) 11억7500만원,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96㎡ 15억3000만원, ‘동탄역동원로얄듀크비스타3차’ 94㎡ 11억5000만원, ‘동탄역파라곤’ 79㎡ 10억500만원에 거래됐다.
동원파라곤부동산 관계자는 “동측 단지들은 2017년경 입주한 반면 서측은 2020년 이후로 비교적 신축”이라며 “신축 메리트와 동서 동행로 개통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제 서측 단지들이 대세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오산동 동탄역우미린 공인중개사사무소 정채인 대표는 “롯데캐슬 등 시세가 높은 초역세권 단지의 대안으로 역사 서측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중저가 단지들이 많은 청계동 일대도 거래량 증가와 함께 실거래가가 오르고 있다. 청계동 ‘동탄역시범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4.0’ 84㎡는 7월에만 5건이 손바뀜이 있었고, 10억3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시세 10억원대를 회복했다. 그밖에 7억~9억원대 매물들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정 대표는 “고가의 역세권 단지가 부담스러울 젊은 부부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청계동이나 목동에 있는 아파트를 매입하는 추세”라며 “이들 단지 거래도 최근 한달 사이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글=화성/이승우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