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독 득세...우승후보 1순위 현대캐피탈
2024-2025시즌 프로 배구 V리그가 19일 막을 올린다. 개막에 앞서 15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남자부 미디어 데이가 열렸다. 남자부 7팀 감독 중 5명이 외국인이었고 한국인 감독은 2명뿐이었다. 권영민(44) 한국전력 감독이 “김상우(51) 삼성화재 감독님이랑 ‘우리가 외국인 감독 같다’고 농담했다”고 말할 만큼 낯선 풍경이었다.
지난 시즌 V리그 남자부에 외국인 사령탑은 토미 틸리카이넨(37·핀란드) 대한항공 감독과 오기노 마사지(54·일본) OK저축은행 감독 두 명이었다. 이 두 팀이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외국인 감독끼리 맞대결을 벌였다. 올 시즌부터는 필립 블랑(64·프랑스) 현대캐피탈 감독, 마우리시오 파에스(61·브라질) 우리카드 감독, 미겔 리베라(40·스페인) KB손해보험 감독이 합류한다. 남자 배구 국제 경쟁력이 갈수록 하락하고 V리그에서 외국인 감독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올 시즌 V리그 남자부에 외국인 감독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어닥쳤다. 남자 국가대표팀에도 지난 3월 이사나예 라미레스(41·브라질) 감독이 선임됐다.
프랑스, 폴란드, 일본 대표팀을 이끌었던 블랑 감독은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자마자 지난 9월 통영·도드람컵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V리그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달성한 대한항공을 컵 대회 결승에서 만나 꺾었다. 이날 미디어 데이에서 7팀 감독이 ‘이번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갈 팀’을 2팀씩 뽑았는데, 현대캐피탈이 가장 많은 5표를 받았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에서 각각 3시즌씩 뛰었던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34·쿠바)를 올 시즌 영입했다. 블랑 감독은 “한국에서 내 삶은 아주 단순하다. 선수들을 파악하는 데 하루 대부분을 쓴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승리다. 우리 팀의 성장과 발전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했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은 “음식이 좀 매운 것 말고는 한국 생활 모든 면에 만족하고 있다. 서울 야경도 멋지다”며 “선수들이 열정을 뽐내는 것은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즐기는 배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과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한국인 지도자로서 책임감이 커졌다. 김상우 감독은 “올 시즌 우리 팀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겠다”며 “외국인 감독들의 생각과 개성을 존중해주되 우리에 대한 존중과 인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우리만의 경쟁력이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했다. 권영민 감독은 “선수들과 강도 높은 훈련을 많이 했고 높은 곳으로 올라갈 기회가 많이 생길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외국인 감독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우리가 잘해야 국내 감독들 설 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영상을 많이 찾아보면서 공부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감독들과 같이 서로 발전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참석한 남자부 선수들은 컵 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외국인 선수로 올 시즌 아시아 쿼터 트라이아웃 1순위 지명을 받은 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 하그파라스트(20·이란)를 꼽았다. 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32)는 “알리가 코트에 들어오면 분위기가 바뀌는 것 같고 공격력과 서브도 굉장히 좋았다”고 했고, 삼성화재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27)는 “파이터처럼 열정적으로 경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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