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만 믿고 상장했는데… 기술상장기업 R&D투자 43.4% '비효율적'
R&D 불확실성·정보비대칭 커 부실 의사결정
"특례상장 심사·R&D 투자 공시 강화해야"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상장한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효율성이 일반적인 방식으로 상장한 기업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재무성과를 덜 따지는 기술상장기업에 대한 부실 상장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상장 심사 기준과 사후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병권 충남대 교수와 장한익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8일 금융감독원 학술지 금융감독연구에 게재한 '코스닥시장 상장유형별 투자 효율성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912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 후 5년까지의 시설투자, R&D 투자 효율성을 분석했다. 이 중 기술특례상장사는 132개다.
연구진은 기업의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한 기대 투자 수준을 연도별로 따진 뒤 이를 기업의 실제 투자 규모와 비교했다. 차이가 클수록 그만큼 과잉투자나 과소투자 등 비효율 투자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분석 대상 상장사의 연간 투자 수준을 투자 비효율성 순으로 줄을 세운 뒤 25%씩 4개 그룹으로 분류한 결과, 특례상장 기업의 R&D 투자 43.4%가 가장 비효율적인 상위 25% 그룹에 속했다. 32.9%는 두 번째로 비효율적인 그룹에 포함됐다.
연구진은 상장 이듬해와 3년 뒤, 5년 뒤의 투자 효율성도 함께 따졌는데, 분석 결과 시설투자는 일반 상장사와 기술상장 기업의 비효율성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R&D 투자는 기술상장 기업이 유의미하게 비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투자는 건물이나 기계장비 등 외부 투자자들이 명확히 알기 쉬워 경영진도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반해 R&D 투자는 기술개발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정보 비대칭성도 큰 만큼 기업이 부실한 투자 의사결정을 하기 쉽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비효율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줄이기 위해서는 상장사들이 투자자에게 R&D 투자 관련 정보를 더 자세히 제공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임 교수는 "기업의 특례상장을 심사할 때 기술성 평가와 함께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 시장성 등에 대한 평가도 강화해야 한다"며 "상장 이후 이들 기업에 R&D 투자에 대한 세부 내역 공시 의무를 강화하면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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