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태균 파일…‘김건희 보고용’ 서울시장 여론조사 “1천개 돌려”

김완 기자 2024. 10. 2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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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2년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김건희 여사가 궁금해한다"며 서울시장 미공표 여론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전 11시51분께 이뤄진 이 통화에서 명씨는 "서울시장 선거, 서울에 한 번 1000개 (여론조사를) 돌려보세요. 정당하고 후보 물어보고. 1000개 바로 해서 바로 오늘 달라고 하네. 사모님(김 여사)이 이야기해서 궁금하대요, 그것 좀 돌려줘요"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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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지방선거 이틀 앞 지시
김건희 여사, 명씨 통해 정치개입 정황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2년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김건희 여사가 궁금해한다”며 서울시장 미공표 여론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가 명씨를 통해 정치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

한겨레21은 29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명씨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2022년 5월30일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오전 11시51분께 이뤄진 이 통화에서 명씨는 “서울시장 선거, 서울에 한 번 1000개 (여론조사를) 돌려보세요. 정당하고 후보 물어보고. 1000개 바로 해서 바로 오늘 달라고 하네. 사모님(김 여사)이 이야기해서 궁금하대요, 그것 좀 돌려줘요”라고 지시했다.

이 통화가 이뤄진 날은 2022년 6월1일 지방선거 이틀 앞둔 시점으로, 명씨가 지시한 여론조사는 외부에 공표되지 않는 조사였다. 지방선거에 임박한 상황에서 김 여사가 서울시장 선거 판세를 궁금해했고, 이를 파악하기 위해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미공표 여론조사를 돌려 김 여사에게 보고한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실제 이 여론조사는 진행됐고 보고서까지 만들어졌다. 한겨레21이 확보한 미래한국연구소의 해당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명씨가 지시한 대로 여론조사 응답 완료 사례는 1012명이었다. 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8.0%,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38.4%의 지지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 결과 오세훈 후보가 59.05%의 지지를 얻어 39.24%를 얻은 송영길 후보를 제치고 서울시장에 당선된 판세와 거의 유사한 결과다.

강씨는 앞서 명씨와 작업했던 정치인, 이른바 ‘명태균 명단’을 공개하면서 오세훈 시장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씨는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명태균 명단’에 오 시장이 포함돼 있냐고 묻자 “포함”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오 시장과 (명씨는) 직접적으로 연관은 없다”며 “오세훈 시장 일을 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또 강씨는 지난해 5월2일 김영선 전 의원과 한 통화에서 “서울시장 여론조사도 했는데 그에 관련된 돈은 하나도 못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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