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마비 증세 겪은 이유

최근 베트남에서는 ‘해피벌룬’을 흡입한 10대 소녀가 사지 마비 증상으로 병원에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그녀는 하루 평균 10개의 해피벌룬을 10일간 반복적으로 흡입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해피벌룬 속에 들어 있는 아산화질소인데요. 이 물질은 원래 의료용 마취 보조제로 사용되지만, 다량 흡입할 경우 환각과 중추신경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해당 소녀는 결국 척수 손상 진단을 받았고, 현재 고압산소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기분 전환용 기구로 알려졌던 해피벌룬이 실제로는 매우 위험한 화학물질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아산화질소가 호흡을 멈추게 하는 원리

아산화질소는 흡입 시 체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작용을 하는데요. 이산화탄소가 일정 수준 이상 있어야 호흡이 자연스럽게 유지되는데, 농도가 급격히 줄면 호흡 자극이 약화돼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음주 상태에서 해피벌룬을 사용할 경우 위험이 배가됩니다. 알코올 자체가 호흡 반응을 둔화시키기 때문에 아산화질소의 효과가 더 강하게 작용하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지고, 심할 경우 뇌세포 손상이나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는 아산화질소 사용 후 반드시 100% 산소를 투입해 저산소증을 예방하지만, 클럽이나 길거리에서 이런 조치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은 사실상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저산소증이 가져오는 심각한 결과

저산소증은 흔히 ‘산소 부족증’으로 불리며, 초기엔 어지럼증이나 균형 장애 같은 증상으로 시작되는데요. 산소 공급이 계속 차단되면 뇌세포가 손상되며,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더 무서운 점은 연령이나 체력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는 건데요. 젊고 건강한 사람도 고농도의 아산화질소를 반복 흡입할 경우 뇌 기능 저하, 기억력 장애, 신경계 이상 등을 겪을 수 있습니다.
만약 폐포에 이미 아산화질소가 다량 흡수된 상태라면, 인공호흡을 하더라도 산소 전달이 원활하지 않아 회복이 어렵다고 합니다. 즉, 한 번의 무분별한 사용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국내외 모두 불법,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2017년 수원에서 한 20대 남성이 해피벌룬 흡입 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같은 해 8월부터 아산화질소의 판매 및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됐는데요. 베트남 역시 2019년부터 흡입 목적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음주가무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불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당국의 단속이 어렵고, 사용자도 이를 ‘가벼운 놀이도구’ 정도로 인식해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피벌룬이 단순한 기분 전환 도구가 아닌, 뇌 기능을 직접적으로 해치는 위험한 환각물질이라는 점을 사회 전반에 더 강하게 알려야 한다고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