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실적 하락에 투자도 실패…4세 ‘허서홍’의 무거운 어깨

허인회 기자 2024. 11. 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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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매출 신장세에 뒤처진 실적…‘집안 싸움’도 이목
요기요 등 투자 실패에 이익 급감…반등 이뤄낼까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GS그룹이 세대교체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너가(家) 3세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부회장)가 용퇴하고 4세 허서홍 경영전략서비스유닛장(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이 유력하다.

계열사 대표에 데뷔하는 허 부사장이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GS리테일이 3분기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에도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사실상 구원투수로 등장한 오너가 4세가 GS리테일의 반등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서울 은평구의 한 GS25 편의점 전경 ⓒ시사저널 최준필

CU '맹추격' 속 편의점 업계 경쟁 격화

26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2025년도 임원 인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그룹 내 3번째 4세 경영인의 탄생 여부다. 현재 GS그룹 내 4세 중에는 GS칼텍스 허세홍(55) 대표와 GS건설 허윤홍(45) 대표가 대표이사로 기업을 지휘하고 있다. 업계에선 허서홍(47) GS리테일 부사장이 대표로 승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GS리테일의 새 수장으로 거론되는 허 부사장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2006년 GS홈쇼핑에 입사해 GS에너지, GS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GS리테일 경영전략서비스유닛장 부사장에 올랐다.

허 부사장의 임무는 막중하다.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면서 GS리테일의 실적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4.1% 감소한 80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3조54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7%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이 631억원 발생해 적자로 돌아섰다. GS리테일은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주력 사업은 선방했지만 부동산 업황 악화에 따른 개발 사업 실적과 자회사 이익 축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의 75% 가까이 차지하는 편의점 부문은 건재하지만 GS홈쇼핑과 부동산 등이 부진하면서 실적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파르나스호텔을 포함한 호텔 사업부를 오는 12월1일 인적 분할하는 등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반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성장세는 만만치 않다. BGF리테일의 연결기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256억원과 912억원이다. 편의점 별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GS리테일 편의점 부문보다 영업이익 면에서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BGF리테일의 CU는 올해 매분기 15% 안팎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면서 점포당 매출 1위 GS리테일을 맹추격하고 있다.

허 부사장 입장에선 편의점 업계를 놓고 처가와 집안 싸움을 벌이게 된다는 점도 이채롭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사위인 허 부사장은 현재 BGF리테일을 이끌고 있는 홍석조 회장의 조카사위다. 실질적으로 편의점 사업 전면에 나서고 있는 홍정국 부회장과도 매형처남 관계다. 업계 선두 자리를 놓고 가족 간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 ⓒGS리테일 제공

수천억원 투자에도 빈손…새 돌파구 절실

허 부사장이 특히 개선을 이뤄내야 할 곳은 투자 부문이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GS리테일의 투자는 사실상 실패한 상태다. 2021년 GS리테일과 합병 직전 GS홈쇼핑은 당시 메쉬코리아였던 부릉의 지분 19.5%를 약 500억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부릉의 유동성 위기에 2022년 말 지분 가치를 전액 상각 처리했다. 투자금 회수 기대를 접은 것이다.

GS리테일 실적에 가장 크게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요기요다. GS리테일은 2021년 3077억원을 투입해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 지분 30%를 확보했다. 배달앱과 손잡고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자 한 시도였다. 하지만 '무료배달'을 앞세운 쿠팡이츠가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요기요는 업계 3위로 밀려난 상태다.

위대한상상의 손실이 커지면서 GS리테일이 보유한 장부가액도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고,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위대한상상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1116억원과 65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요기요로부터 인식된 GS리테일의 지분법손실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GS리테일의 지난해 지분법손실은 1546억원에 달한다. 전년(151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는 당기순이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2021년 8000억원을 웃돌았던 순이익은 2022년 476억원을 급감했고 지난해엔 221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수천억원을 쏟아 부은 투자가 실패로 귀결되면서 실적 부메랑으로 다가온 셈이다. 허 부사장도 현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 위대한상상 기타 비상무이사에 오르는 등 적자 신사업에 관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GS그룹에서 오너가 세대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허 부사장의 소방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허 부사장은 2022년 4월 GS미래사업팀장 재직 당시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 기업 '휴젤'의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바이오 사업 확장에 기여한 바 있다. 휴젤은 지난해 영업이익 1025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편의점 등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한 GS리테일이지만 최근 잇단 투자 실패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GS리테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경우 그룹 내 허 부사장의 입지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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