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생명이 보험 심사절차 간소화에 나선 까닭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KB라이프생명이 보험가입심사 절차 간소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층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회계제도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가 보험사 수익 창출에 있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만큼 보장성 보험의 가입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잠재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KB라이프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9% 성장한 2562억원을 기록했다. CSM은 2023년 기말 기준 3조176억원을 확보하며 전년(2조3738억원)보다 약 7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지주 계열 보험사인 신한라이프(7조1687억원)에 비하면 가야할 길이 멀다. 당기순이익도 많은 성장을 이뤄냈지만 4724억원을 기록한 신한라이프의 절반 수준이다.

KB라이프생명은 상위 보험사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달부터 심사 절차의 간소화를 시행하기로 했다. 유병력자의 경우 경증이나 중증에 관계없이 새로운 보험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보험사에서 요구하는 각종 검진 및 의무기록 심사 결과지를 제출해야했다. 이를 제출하기 위해 일부러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또한 비용이 만만치 않게 나감에도 불구, 원하는 보험을 가입한다는 보장이 없어 가입 자체를 꺼려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았다. 일부 병력과 관련해서는 가입 심사를 하기 전에 가입 자체를 거절당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KB라이프생명은 이처럼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하지 못해 불편을 겪고 있는 소비자의 보험 가입을 유도하고자 심사 절차를 간소화했다.

기존에는 고지 대상이나 타사 지급력이 있어 심사가 필요할 경우 전화 인터뷰를 진행해 인수 여부를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경증으로 분류되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추가 보완 기회 없이 바로 인수거절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달부터 이같은 상황을 최대한 막고자 전화 인터뷰를 대신해 미결을 통한 고지 보완 결과에 따라 인수 여부를 판단하기로 변경했다. 미결은 인수거절을 유보하고 추가적인 보완 내용을 바탕으로 재평가하는 행위를 말한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 시행 결과로만 판단하다보니 분류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경증환자라고 하더라도 인수거절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며 "이를 바로잡고자 인수심사 평가 전에 사전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라이프생명은 주요 질환이나 특이사항이 확인될 경우나 영업부서의 요청이 있을 때만 전화 인터뷰로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이후 한시적으로 시행해왔던 연금보험 및 간편, 종신보험에 대한 심사기준 완화를 상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 기존에는 특정 기간 외엔 보험가입이 불가능했던 질환이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없다고 판정될 경우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또 치료종결 후 3개월 이상 경과해야 가입이 가능했던 일부 상품군도 치료가 끝나면 바로 가입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