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귀국이 더 두려웠다" 女대표팀 '아시안컵 망명 사태' 충격 고백→"삶 전체 걸린 선택" 숨겨진 공포 토로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아시안컵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호주에서 폐막한 여자 아시안컵 도중 망명을 신청했다 철회한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당시 상황에 대해 “엄청난 압박 속에서 모든 선택을 고민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란 대표팀 미드필더 모나 하무디는 3일(한국시간)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대회에 집중하려 했지만, 결국 모든 것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었다”며 “경기력뿐 아니라 인내심과 삶 전체에 영향을 줄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대표팀은 지난달 2일 한국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국가 연주 때 침묵을 지켜 논란이 됐다. 당시는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직후였다.
이 장면은 이란 정부에 대한 항의로 해석됐고, 이란 국영방송은 선수단을 ‘반역자’라며 맹비난했다. 이후 선수들은 아시안컵 잔여 경기에선 국가를 제창했지만, 정부와 협회 관계자의 지속적인 감시 의혹이 제기돼 안전 우려가 커졌다.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한 뒤 하무디를 포함한 일부 선수는 호주 정부에 망명을 신청했다. 이들은 빠르게 인도주의 비자를 받았다.
하나 이후 다수의 선수와 스태프가 입장을 바꿔 귀국을 선택했고 현재는 단 2명만이 호주에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무디는 “호주에 도착한 순간부터 언론과 주변의 (감시어린) 시선이 매우 강했다”며 “훈련과 사소한 행동까지 모두 주목받았다”고 귀띔했다.
특히 호주 내 이란 교민 사회가 선수들에게 정치적 입장을 요구하면서 이는 또 다른 '압박'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하무디는 “작은 실수 하나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 모든 행동을 두 번씩 생각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무디와 아시안컵에서 손발을 맞춘 자흐라 사르발리 역시 알자지라 방송에 출연해 “언론과 SNS,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압박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 “잘못된 선택 하나가 팀과 가족, 국가대표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둘은 망명을 철회하고 귀국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 다만 가족과 팀, 그리고 국가적 책임감이 '망명 번복'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귀띔했다.
하무디는 “귀국할지, 남을지 끊임없이 고민했다”면서 “모든 선택에는 삶과 가족, 선수로서 미래가 걸려 있었다”고 강조했다.
귀국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두 선수는 호주를 떠나 이란으로 돌아오는 여정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하무디는 “귀국 후 처벌이나 선수 생활 종료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솔직히 토로했다.

망명을 철회한 5명의 선수와 1명의 스태프는 귀국 후 국영 방송에 출연하고 소속팀 훈련에도 정상 복귀했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처벌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망명파'가 귀국하기 전, 먼저 자국 땅을 밟은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은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시민들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현장에는 '나의 선택, 나의 조국'이란 문구가 내걸렸다.
알자지라는 "그러나 (망명을 철회한 이들이) 귀국한 뒤에도 SNS와 언론에서 선수단 행동을 둘러싼 평가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이란 여자 대표팀을 지도한 마리암 이란두스트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스포츠적 결과로 평가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경험은 선수단 심리에 큰 영향을 주고 경기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알자지라 소속 스포츠 기자인 아델 페르도시푸르도 “그간 이란 여자축구가 이처럼 큰 관심을 받은 적은 없었다”며 “처벌이 이어질 경우 미래 선수들이 국가대표를 기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무디는 “이번 일을 통해 사회·정치적 압박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가족의 지지와 국가에 대한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다”고 힘줘 말했다.
알자지라는 "망명과 귀국 사이에서 내려진 선택은 일단락됐지만 선수들 미래와 안전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끝까지 관심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며 하무디와 사르발리 인터뷰에 대해 걱정어린 촌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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