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선택으로 시작된 변수
2017년 프랑스의 세계 3대 해운사 중 한 곳은 미래형 선박 도입을 위해 LNG 추진 컨테이너선 발주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업계의 예상을 깨고 한국 대신 중국 조선소를 선택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제작 단가를 낮췄고, 이는 발주사 입장에서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했다. 중국이 비용 경쟁력을 무기로 LNG 선박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최초의 선택은 이후 문제로 이어지며 프랑스 해운사에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늦어진 납기와 기술 부족의 결과
발주 당시 예정된 인도 시점은 2019년이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선박 인도 일정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실제 인도는 약 10개월이나 늦은 2020년에야 가능했다. 선박 지연은 단순한 행정적 문제가 아니라, 해운사 운영 전반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이는 중국 조선소의 경험 부족과 LNG 선박 특유의 고난도 기술에 대한 한계가 드러난 사례로도 해석되었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보조금으로 시장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기술적 역량은 아직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한국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프랑스
납기 지연이 심각해지자 프랑스 해운사는 내부적으로 한국 조선소에 긴급 지원을 검토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LNG 선박 건조 실적을 쌓아온 나라였으며, 선박 품질과 납기 신뢰도에서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당시 한국 조선소들은 이를 정식 협력 요청이 아닌 ‘사후 지원’ 성격으로 간주하며 반응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프랑스 해운사는 중국과의 기존 계약 이행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시장을 향한 불안감과 비용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재평가된 한국 조선 산업
이후 프랑스 해운사는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납기와 품질 문제를 더 이상 감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2021년부터는 다시 한국 조선소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조선 3사는 이미 LNG 선박 분야에서 전 세계 수주량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해진 시간에 완벽한 품질로 납품한다’는 점에서 한국은 국제 해운업계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었다. 이는 곧 프랑스 해운사가 안정적 선박 운영을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길이었다.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 구도
물론 중국은 여전히 가격적 매력을 무기로 일부 물량을 가져가고 있다. 대량 생산과 정부 지원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넓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LNG 추진 선박은 단순 선박이 아닌 고도의 기술 집약적 제품이기 때문에, 검증된 실적과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 조선소들은 고부가가치 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꾸준히 기술력을 축적하며 중국과 확실한 차별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결국 시장은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 신뢰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선박 시장의 미래를 선도하자
프랑스 해운사가 한국을 재선택한 배경은 명확하다. 단순히 배를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LNG 추진 기술과 품질 보증 능력을 한국만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이 조선 산업에서 독점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앞으로도 한국은 기술 혁신과 안정적 납기를 기반으로 글로벌 조선 시장의 흐름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LNG 선박 분야의 절대 강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나아가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까지 선점하여 ‘조선업 미래의 중심’으로 함께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