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뒤 음악 들으라는 과학적 이유

수술 후 음악을 들으면 고통은 물론 불안감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계는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이미 증명된 음악을 통해 외과수술의 부담을 덜 방법이 고안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노스스테이트의과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열린 미국외과학회(ACS) 임상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음악이 수술 후 통증과 관련해 주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이전 논문 35편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조사 관계자는 "해당 연구들은 모두 음악이 환자의 통증과 불안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심박수나 오피오이드 진통제 사용량의 변화를 알아본 것들"이라며 "논문 리뷰 결과 밝혀진 것은 헤드폰이든 스피커든 그저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수술 후 환자의 통증과 불안감이 덜해진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술 뒤 마취에서 깨어난 환자는 극도의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음악은 이런 심리적 불안도 덜어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pixabay>

연구팀에 따르면 수술 뒤 음악을 들은 환자는 통증이 다음날부터 한결 가벼워졌다. 통증 경감 수준은 적게는 7%, 많게는 19%로 파악됐고 환자의 불안감은 3% 완화됐다. 수술 후 첫날 음악을 들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오피오이드 진통제 사용량이 절반 이하였다.

조사 관계자는 "음악을 들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박수가 분당 4.5회 적었다"며 "심박수가 분당 100이 넘으면 심방세동 등 위험한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수술받은 환자의 심박수를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면 산소와 영양분 순환이 촉진돼 수술 부위의 회복도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음악을 들으면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이 경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pixabay>

수술 후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명상이나 필라테스가 추천되기도 한다. 다만 이런 방법들은 상당한 집중력이나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반면, 음악은 단지 듣기만 하면 되므로 수술 직후의 환자에게 있어 가장 간편한 회복 방법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팀은 35편의 논문 조사 결과만으로는 환자들의 통증이 실제로 가벼워졌는지 불분명하지만, 적어도 고통이 덜해졌다고 느낀 것은 확실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음악이 수술 뒤 통증을 완화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 관계자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티솔(코르티솔)이 줄어드는 것이 결정적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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