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저축은행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개선하며 시장 우위를 다졌다. 앞서 '상생금융' 기조의 일환으로 이자수익의 일부를 줄이는 결정을 내리면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순이익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순익을 올리며 신한저축은행의 입지를 증명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신한저축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감소한 12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다소 주춤했지만 경쟁사들의 실적과 비교하면 △우리금융저축은행 112억원 △KB저축은행 9억원 △하나저축은행 –231억원 등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흑자전환한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2곳의 실적은 악화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하나저축은행은 각각 280억원, 172억원의 순손실을 봤고 KB저축은행은 3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업황 침체로 단기수익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부실위험을 줄이고 계열사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신한저축은행의 전략적 판단이 순익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신한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기조의 일환으로 모기업인 신한금융그룹에서 주관한 '브링업&밸류업' 프로젝트에 따라 우량고객 일부를 그룹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에 양보하는 고육책을 실행한 바 있다. 이는 신한저축은행과 거래하는 중신용자의 개인 신용대출을 신한은행의 대환 전용 상품으로 전환해 고객의 금융비용을 줄이고 신용도는 높인 것이 핵심이다.
이번 프로젝트로 실행된 대출은 9개월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다. 2024년 9월 5억4000만원을 시작으로 △2024년 4분기 22억7700만원 △2025년 1분기 15억6500만원 △2025년 2분기 66억800만원의 대출이 취급됐다. 신한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주요 고객을 빼앗긴 셈이었지만 그룹 차원에서 실행한 프로젝트에 이렇다 할 대응은 사실상 전무했다.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 신한저축은행의 이자이익은 오히려 늘어났다. 상반기 신한저축은행의 이자이익은 792억원으로 1년 전(757억원)보다 4.6% 늘어났다. 이자수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이자비용이 줄면서 결과적으로 이자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저축은행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한 또 다른 비결로는 디지털전환이 꼽힌다. 여신과 수신으로 나뉘었던 기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신한저축은행 디지털뱅크'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앱으로만 가능했던 모바일 전자약정을 모바일 웹에서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한 번에 여러 대출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멀티취급 프로세스'를 도입해 대출실행 효율성도 높였다. 아울러 토스·카카오페이 등 혁신 금융사와의 제휴를 강화해 비대면 채널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도 했다.

신한저축은행은 수익성뿐 아니라 건전성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상반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7.60%로 지난해 말(7.90%)과 비교해 0.30%p 하락했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6.47%에서 6.31%로 낮아졌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1.40%로 6개월 전의 20.13%에서 1.27%p 상승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자산구조도 안정적이다. 신한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조8254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8791억원)보다 1.9% 감소했다. 리테일자산 80%, 기업여신 20% 수준인 보수적 포트폴리오 덕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신한저축은행은 하반기에도 포용금융을 계속 추진하면서 건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원금 변제가 완료된 장기연체 고객 8000명의 잔존 미수이자 약 40억원을 감면하는 신한금융의 '헬프업&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에 더해 중금리 신용대출 '허그론'의 최대 금리를 앞으로 1년 동안 15%로 낮추기로 했다. 허그론 이용 고객 가운데 금리가 15%를 넘는 고객의 평균 금리는 약 16.5%로 알려졌다.
신한저축은행 관계자는 "리테일 중심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자산 확대, PF 및 부동산 여신 정리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며 "앞으로도 상생금융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기존에 해온 대로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자산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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