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좌파 반란’… 68세 무소속 코널리 대통령 당선

유진우 기자 2025. 10. 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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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성향 무소속 캐서린 코널리(68)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AP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치러진 선거에서 코널리는 1차 선호도 투표 63% 이상을 확보하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했다. 유럽연합(EU) 군비 증강과 서방 외교 정책을 비판해 온 ‘반(反) 기득권’ 후보가 승리하면서, 아일랜드 중도우파 연립정부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25일 공식 개표 결과, 코널리는 아일랜드 대선 역사상 가장 많은 91만 4143표(63.4%)를 1차 선호도 투표에서 휩쓸었다. 경쟁자였던 중도우파 통일아일랜드당(피네 게일) 헤더 험프리스 후보는 개표 초반 패배를 인정했다. 험프리스 후보는 29%대 득표율에 그쳤다. 험프리스는 “캐서린은 우리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며, 나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진심으로 행운을 빈다”고 축하를 건넸다.

캐서린 코놀리 아일랜드 대통령 당선자. /연합뉴스

코널리는 68세 전직 변호사이자 임상 심리학자 출신이다. 2016년 아일랜드 하원(Dáil)에 입성한 무소속 의원(TD)이다. 15남매 중 한 명으로 자란 배경이 그의 정치 철학을 형성했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신페인당, 노동당, 사회민주당 등 주요 좌파 정당 연합 지지를 받았다.

코널리는 아일랜드 ‘군사 중립’ 정책을 강력히 옹호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화한 EU 군비 증강 움직임을 “도덕적 나침반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독일 재무장을 1930년대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이 확고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가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 입장을 옹호한다며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그의 외교관이 미국이나 유럽 동맹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일랜드 대통령직은 국가 원수지만, 실권은 없다. 상징적, 의례적 역할에 가깝다. 아일랜드는 총리가 실질적인 정부 운영을 책임지는 의원내각제 국가다. 대통령 임기는 7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주요 임무는 국가를 대표해 해외 순방에 나서거나 국빈을 맞이하는 일이다. 법률이나 정책을 직접 만들지는 못하지만, 법안이 헌법에 맞는지 시험할 권한(거의 사용 안 됨)을 갖는다. 코널리는 14년간 재임한 마이클 D. 히긴스 대통령 뒤를 이어 10번째 대통령으로 11월 11일 취임한다. 히긴스 대통령은 코널리에게 전화해 “그와 가족에게 중대한 날”이라며 축하했다.

캐서린 코놀리(가운데)가 2025년 10월 25일 더블린에서 열린 아일랜드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자로 선언된 후 더블린 성에 도착하며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언론들은 코널리 압승 배경에 현 연립정부 실책이 자리한다고 전했다. 코널리는 이번 대선에서 기득권에 대항하는 후보로 부상하면서 청년층 유권자 지지를 이끌어냈다.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국민이 코널리에게 압도적 다수와 명확한 임무를 부여했다”고 했다.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는 이번 승리를 “지치고 낡은 (중도우파) 정치에 맞선 야권 연합 승리”라고 규정했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미셸 오닐 수반(신페인)도 “희망의 시대를 열었다”며 “변화를 약속한 정당들이 공동 목표를 위해 협력할 때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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