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좌파 반란’… 68세 무소속 코널리 대통령 당선
아일랜드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성향 무소속 캐서린 코널리(68)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AP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치러진 선거에서 코널리는 1차 선호도 투표 63% 이상을 확보하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했다. 유럽연합(EU) 군비 증강과 서방 외교 정책을 비판해 온 ‘반(反) 기득권’ 후보가 승리하면서, 아일랜드 중도우파 연립정부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25일 공식 개표 결과, 코널리는 아일랜드 대선 역사상 가장 많은 91만 4143표(63.4%)를 1차 선호도 투표에서 휩쓸었다. 경쟁자였던 중도우파 통일아일랜드당(피네 게일) 헤더 험프리스 후보는 개표 초반 패배를 인정했다. 험프리스 후보는 29%대 득표율에 그쳤다. 험프리스는 “캐서린은 우리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며, 나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진심으로 행운을 빈다”고 축하를 건넸다.

코널리는 68세 전직 변호사이자 임상 심리학자 출신이다. 2016년 아일랜드 하원(Dáil)에 입성한 무소속 의원(TD)이다. 15남매 중 한 명으로 자란 배경이 그의 정치 철학을 형성했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신페인당, 노동당, 사회민주당 등 주요 좌파 정당 연합 지지를 받았다.
코널리는 아일랜드 ‘군사 중립’ 정책을 강력히 옹호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화한 EU 군비 증강 움직임을 “도덕적 나침반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독일 재무장을 1930년대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이 확고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가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 입장을 옹호한다며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그의 외교관이 미국이나 유럽 동맹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일랜드 대통령직은 국가 원수지만, 실권은 없다. 상징적, 의례적 역할에 가깝다. 아일랜드는 총리가 실질적인 정부 운영을 책임지는 의원내각제 국가다. 대통령 임기는 7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주요 임무는 국가를 대표해 해외 순방에 나서거나 국빈을 맞이하는 일이다. 법률이나 정책을 직접 만들지는 못하지만, 법안이 헌법에 맞는지 시험할 권한(거의 사용 안 됨)을 갖는다. 코널리는 14년간 재임한 마이클 D. 히긴스 대통령 뒤를 이어 10번째 대통령으로 11월 11일 취임한다. 히긴스 대통령은 코널리에게 전화해 “그와 가족에게 중대한 날”이라며 축하했다.

주요 언론들은 코널리 압승 배경에 현 연립정부 실책이 자리한다고 전했다. 코널리는 이번 대선에서 기득권에 대항하는 후보로 부상하면서 청년층 유권자 지지를 이끌어냈다.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국민이 코널리에게 압도적 다수와 명확한 임무를 부여했다”고 했다.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는 이번 승리를 “지치고 낡은 (중도우파) 정치에 맞선 야권 연합 승리”라고 규정했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미셸 오닐 수반(신페인)도 “희망의 시대를 열었다”며 “변화를 약속한 정당들이 공동 목표를 위해 협력할 때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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