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KF-21, 북한위협 억제에 큰 역할"..비행 축하행사(종합)
AESA레이더·미티어미사일 탑재..2천여회 시험 거쳐 2032년까지 양산
(사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KF-21, 세븐 마일 클리어."
7마일 앞까지 내다보일 정도로 시정(視程)이 좋다는 지상 임무통제실의 교신과 함께 국산 초음속 전투기 '보라매' KF-21이 굉음을 내며 지상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방위사업청이 28일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개최한 KF-21 최초비행 성공 축하 행사에서 KF-21이 다시금 멋진 이륙을 선보이며 내·외빈 400여 명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KF-21 이륙 장면이 취재진 등 일반에 공식적으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KF-21은 지난 7월 19일 시제 1호기가 역사적인 첫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는 초도 비행의 향배를 쉽게 점칠 수 없었던 만큼 별도 행사 없이 비행 자체에 집중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 KF-21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강구영 사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KF-21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도 무함마드 헤린드라 국방 차관을 비롯한 정부 대표단을 보내 지속적인 공동 개발 참여 의지를 내비쳤다.
행사에서 KF-21 시험비행 조종사 중 한 명인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소속 이진욱 중령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낭독했다.
첫 비행 당시 조종간을 잡았던 안준현 중령(진)이 이날도 KF-21 비행을 맡았다.
이륙 전 격납고에서 KF-21의 시동을 걸어 양력을 얻도록 날개 모양을 바꿔주는 장치 '플랩'을 작동시키고 엔진 점화를 확인하는 등 점검한 뒤 KF-21이 활주로로 이동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펼쳐졌다.
이어 조종석과 임무통제실 간 교신이 스피커로 행사장에 울려 퍼졌고, 이륙 허가에 이어 KF-21이 활주로를 박차고 올랐다. 랜딩기어를 접지 않았던 초도비행 때와 달리 랜딩기어가 기체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동쪽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 KF-21에 이어 안전추적기 임무를 띤 국산 경공격기 FA-50이 뒤따라 이륙했다. 두 항공기는 시계 방향으로 선회하며 하늘의 점처럼 멀어졌고, 약 20분간 성공적으로 비행한 뒤 활주로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KF-21을 활주로 옆에 차려진 행사장 바로 앞까지 몰고 와서 큰 박수를 받은 안 중령은 "KF-21 최초비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며 "국산 전투기의 전력화를 통해 더 완벽한 공중 전력으로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우렁찬 엔진 소리와 함께 힘차게 날아올라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우리 앞에 나타난 KF-21의 모습에 감격스럽다"며 "KF-21은 미래 전장을 지배하는 영공 수호의 주역이자 북한 위협을 억제하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오늘 비로소 항공기로의 첫 비행과 함께 '출생 신고'를 하게 됐다"며 "날틀에서 항공기로, 다시 전투기로 태어나기 위해 긴 여정을 거쳐야 한다. 안전하고 완벽한 시험비행으로 군이 원하는 전투기를 인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상화 공군총장은 "머지않은 미래에 KF-21이 K-방산을 대표해 세계 하늘에서 인류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수호할 것"이라며 "KF-21의 더 높고 힘찬 비상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KF-21이 안전한 비행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한국형 전투기 개발 성공은 공군이 훈련기를 통한 훈련부터 전투기를 통한 영공 수호까지 국산 항공기로 수행하는 항공 선진국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항공 기술의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 전투기 개발과 성능 개량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춰 미래 항공우주 시장의 선진 대열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F-21은 현재 시제 1호기를 활용해 초기 건전성 시험을 완료한 상태로 영역 확장 시험이 진행 중이다.
시제 2∼6호기가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비행 시험에 투입되며 성능 검증, 무장 적합성, 군 운용 적합성 등을 단계별로 검증하도록 계획됐다.
KF-21은 2026년까지 비행시험 2천여 회를 거쳐 체계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며 이후 2032년까지 양산해 전력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존 세계 최강의 공대공 미사일로 평가받는 미티어(METEOR) 미사일을 아시아 최초로 장착하며,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 등 첨단 장비를 국산화해 활용한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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