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SK디앤디, 군포 지식센터 '태영건설' 우발채무 인수

군포 ‘트리아츠 지식산업센터’ 조감도 /사진=분양 홈페이지

SK에코플랜트가 ‘군포 트리아츠 지식산업센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진 우발채무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PF 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자 SK에코플랜트와 SK디앤디 등 SK그룹 건설사로 신용보강이 전이됐기 때문이다.

트리아츠는 지식산업센터로 경기 군포시 당동 150-1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28층, 연면적 약 24만4445㎡ 규모로 들어선다. 태영건설과 SK그룹 등 2개 건설사가 지난 2022년 10월 착공했으며, 올해 3월 기준 공정률과 분양률은 각각 18%, 63%다. SK디앤디가 자산관리를 맡았고 신한자산신탁이 자금관리와 분양 관리신탁, 대리사무를 담당하고 있다.

태영 워크아웃 후폭풍…PF 신용보강 SK그룹 건설사로 전이

트리아츠의 시행사는 태영건설과 SK에코플랜트, SK디앤디가 출자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다. 군포복합개발PFV의 주주사 지분율은 태영건설 40%, SK에코플랜트 29.8%, SK디앤디 25.2% 등이며, 이 밖에 미래에셋증권이 5%를 가지고 있다. 3개 건설사가 PFV 지배기업이며 시공사로도 참여한다.

3개 건설사는 본PF 조달을 위해 2021년 IB캐피탈 등 5개 금융회사로부터 2500억원(CD금리+2.57%) 대출약정을 체결하고 약정금의 120%인 3000억원에 대한 책임준공, 채무인수, 자금보충 등 신용보강을 각각 제공하기로 했다.

본PF 이후 공사를 시작했지만 지난해 말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채무불이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PFV가 본PF 대주단과 체결한 차입약정에 따르면,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수 있고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할 수 있다.

워크아웃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PF 대주단 자율협의회가 1월16일, 2월16일에 구성됐고 4월 SK그룹 건설사가 태영건설이 부담했던 신용보강을 대신 인수한다는 내용의 PF특별약정을 체결했다. PFV 감사보고서에는 신용보강 규모를 각 건설사의 시공 지분(공사비)에 따라 나눴다고 명시됐다. 3개 건설사의 시공 지분은 각각 3분의1 수준이므로 3000억원의 신용보강을 1000억원씩 나눠 부담했다. 태영건설의 신용보강 1000억원은 SK그룹 건설사로 50%씩 전이됐다.

본PF 1100억 추가…SK디앤디, 신용보강 모두 부담

최근 공사비 인상에 따라 본PF 1100억원이 추가로 조달됐다. 트리아츠의 최초 도급액은 2020년 12월에 계약한 4400억원이었지만, 공사원가 상승으로 지난해 10월 변경계약을 체결하며 5627억원까지 늘었다. 시공사별 도급액은 SK에코플랜트 1969억원, SK디앤디 1857억원, 태영건설 1801억원 등이다.

1100억원의 본PF 추가 대출에 대한 채무인수 신용보강 1320억원은 SK디앤디가 모두 부담했다. 기업 규모가 큰 SK에코플랜트가 빠진 것은 이미 4000억원대의 신용보강을 제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가 PFV에 제공하는 채무인수 규모는 2021년 말 1700억원에서 올 1분기 말 3885억원까지 2배 이상 불어났다. 4월2일 태영건설의 신용보강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만큼 2분기에는 채무인수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또 2개 신용평가사는 추가 본PF 신용등급 평가서에 PFV 최대주주인 태영건설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는 태영건설이 추가 PF와 관련해 부담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 측은 트리아츠가 우량 사업장으로 분류돼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위험이 매우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사업장을 선별했는데, 트리아츠는 우량 사업장으로 판단된 사업성이 좋은 곳”이라며 “이해관계자가 원활히 협의해 신용보강을 인수하기로 했고 분양과 공사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본PF도 일부 상환을 마쳐 7월 기준 잔액이 1868억원으로 부담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나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