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서장 금고 3년...법원 “안일한 인식, 대비 소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업무상 과실 1심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등의 혐의로 금고 3년형을 받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022년 10월29일 참사가 발생한 지 702일 만에 경찰의 ‘업무상 과실’ 여부와 관련해 나온 법원의 첫 판단이다. 법원이 이태원 참사를 막지 못한 국가 기관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는 30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서장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이태원 일대 대규모 인파 집중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대비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거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월18일 구속 기소됐다. 지난 7월6일 보석으로 풀려난 뒤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서울 용산구의 치안을 총괄하는 용산경찰서장으로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안일한 인식으로 대비에 소홀했고 결국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태원 일대에 예년보다 많은 경찰력을 배치하려고 노력한 점 등을 인정했고, 자신의 관할 구역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이 전 서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용산경찰서 송병주 전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은 금고 2년형을 박인혁 전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3팀장은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서장의 현장 도착시각 등 상황보고서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등)를 받는 용산서 정현우 전 여성청소년과장, 최아무개 전 생활안전과 직원에게는 각각 무죄가 선고됐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