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HLB제약이 영업대행사(CSO)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인하했다. 이는 올해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시행이 가시화하면서 제약사들이 CSO 수수료율 인하 눈치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다만 HLB제약은 일부 의약품들의 낮은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침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제약사들이 약가인하 또는 원가율 상승 등에 따른 수익 감소를 CSO에게 전가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레이밀라정’ 등 6개 의약품 수익성 악화
4일 <블로터>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HLB제약은 각 협력 CSO에 ‘레이밀라정’ 등 6개 품목에 대해 기존에 지급했던 수수료율을 낮추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구체적으로 레이밀라정 45%→43%, ‘틴자정150mg’ 58%→56%, ‘프리클란정375mg’ 35%→33%, ‘씨트클러캡슐’ 48%→46% 등을 인하한다.
HLB제약 관계자는 “수익률이 낮은 일부 품목에 대해 수수료를 조정한 것은 사실”이라며 “전체적인 품목에 대해 적용한 기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약가인하를 기점으로 한 각종 이유들로 올해 제약사들이 기존 수준만큼의 수수료를 영업대행사에 지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CSO 수수료율 인하 품목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다만 이에 따른 CSO 이탈은 우려 요소다. 영업대행사들이 더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다른 제약사로 거래처를 갈아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한 전통제약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존 지급했던 CSO 수수료율을 낮춰버리면 CSO 측에서 회사와의 거래를 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며 “특히 오리지널 등 의사들이 필수 처방하는 의약품을 보유하기 보다 복제약 의존도가 큰 제약사일수록 CSO 이탈 리스크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CSO 매출 비중 90.5%…영업대행사 의존도 심화
실제 HLB제약은 CSO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이 회사가 IR자료를 게재한 지난해 1분기 기준 CSO 매출 비중은 90.5%에 달한다. 이 밖에 컨슈머사업부(5.2%), 위수탁사업부(4.3%) 등이었다. 이처럼 CSO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일수록 수수료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다만 회사의 기존 매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CSO를 포기할 수는 없는 만큼 진퇴양난에 놓일 수 밖에 없다.
HLB제약 이외에도 제약업계 전반에서 CSO 수수료율 인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웅제약 계열사인 대웅바이오는 이달 '베아렌'과 '베아렌투엑스정'의 수수료율을 기존 40%에서 35%로 낮춘다는 공문을 보냈다. 두 의약품은 모두 지난달 1일 약가가 인하된 품목이다. 아울러 '베아스타정'은 35%→30%, '리피컷캡슐' 38%→35, '대웅바이오알티옥트산정' 30%→25%로 낮춘다.
대원제약 계열사인 대원바이오텍은 오는 4월1일부터 알지캄액 25ml에 대한 수수료율을 20%에서 17%로 인하한다. 이 회사는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CSO와의 상생을 위해 수수요율을 유지하고자 노력했으나, 지속적인 고정비 상승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커진 것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주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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