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왕실도 반한 신비한 보라색 게

영롱한 보라색이 대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민물게 사진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태국 깽끄라찬국립공원은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등딱지부터 배, 다리가 보라색으로 뒤덮인 특이한 게 시린톤 크랩(Sirindhorn crab)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게의 학명은 소프리코텔푸사 시린톤(Phricotelphusa sirindhorn)이며, 태국어로는 푸자오퍼(ปูเจ้าฟ้า)라고 한다.

시린톤 크랩은 태국 남부의 극히 한정된 청정한 폭포 주변에 서식한다. 1986년 응아오폭포국립공원에서 처음 관찰됐고 1989년 신종 민물게로 정식 등록됐다. 종명은 태국 왕실의 시린톤 공주를 땄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공주 게로 사랑을 받는다.

신비로운 보라색 체색이 특징인 민물게 시린톤 크랩 <사진=깽끄라찬국립공원 공식 페이스북>

깽끄라찬국립공원 관계자는 "시린톤 크랩은 등딱지 폭이 2~3㎝로 아주 작고, 물살이 잔잔한 얕은 여울이나 바위틈, 이끼가 풍부한 습지에 숨어 지낸다"며 "잡식성으로 작은 수생곤충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세한 식성은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시린톤 크랩은 기본적으로 보라색에 흰색이 조합된 아름다운 투톤 컬러"라며 "빛이나 주변 사물, 물의 반사 등 조건에 따라 완전한 보라색으로 보여 물속의 자수정으로 불린다"고 덧붙였다.

시린톤 크랩은 깽끄라찬국립공원과 같이 깨끗한 숲으로 둘러싸인 맑은 물이나 폭포 주변에만 살아 자연환경의 건전성 지표종으로 분류됐다. 때문에 태국에서는 야생동물보호법에 따라 포획이나 판매가 엄격하게 금지되며, 불법이 발각되면 처벌된다.

크기가 작고 개체도 많지 않은 시린톤 크랩은 태국의 한정된 청정 환경에서만 서식한다. <사진=깽끄라찬국립공원 공식 페이스북>

이 보라색 게는 깽끄라찬국립공원이 매년 우기(7월 1일~10월 31일) 서식지의 관광객 출입을 제한하는 관계로 보기가 어렵다. 이번 사진도 깽끄라찬국립공원이 올해 우기에 맞춰 구역을 폐쇄하기 직전에 촬영했다.

깽끄라찬국립공원 관계자는 "시린톤 크랩은 공원 관계자들도 잘 볼 수 없어 사진 촬영도 쉽지 않다"며 "이 게가 왜 보라색을 띠는지, 또한 먹이활동이나 짝짓기, 부화 등 생태 전반이 수수께끼라 더욱 신비감을 준다"고 언급했다.

학자들은 시린톤 크랩의 보라색은 카로티노이드 또는 옴모크롬 계통의 색소와 갑각 표면의 미세 구조에 의한 빛 반사가 조합한 결과라고 본다. 게와 새우 껍질에 포함된 붉은 색소 아스타잔틴이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 파란색이나 보라색으로 보인다는 가설도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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