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가린 내란 재판 판결문, 실명 공개합니다 [그 정보가 알고 싶다]

정보공개센터 2026. 5. 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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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보가 알고 싶다] 국민 알권리보다 내란범들 개인정보가 중요하다는 법원

[정보공개센터]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열린 2월 19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들이 이미 알고 있는 대로 지난 2월 19일 윤석열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국가의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위기로 몰아넣은 내란 우두머리에 대한 첫 판결인 셈이다. 내용과 관계없이 그 의의 만으로도 역사적 판결이다.

그러나 선고 후 거의 한 달이 다 되도록 판결문은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시민들과 언론이 지속적으로 판결문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야 법원은 선고 25일 만인 3월 16일에 홈페이지에 1206 페이지 분량의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1심 판결문을 공개했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한 판결문을 선고 후 거의 한 달 뒤에나 공개한 것도 작은 문제가 아닌데 공개된 판결문은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인 윤석열은 E, 내란중요임무종사 피고인인 김용현, 노상원 등은 F와 G 등 알파벳 문자로 바뀌어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특정 장소 및 단체나 기관 등의 이름도 로마자 알파벳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내란 범죄자들의 이름이 가려지는 것도 문제인데 법원이 판결문을 무분별하게 비실명화한 탓에 무엇이 사람 이름인지 구분조차 어려울 정도로 정보와 기록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진 채 판결문이 공개되었다.

이에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지난 2월 12.3 내란 재판 1심 판결문을 실명 공개하라는 취지의 서명 운동과 실명 판결문 사본 신청 캠페인을 전개했다. 그럼에도 법원이 실명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자 지난 4월 5일 판결문상 피고인들의 성명과 직위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위법한 처분이라는 취지의 정보공개거부취소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법원은 판결문을 비실명 처리한 것에 대해 법원 예규를 따랐다고 주장한다. 법원의 비실명 처리 방식에도 문제가 많지만 내란 재판의 경우 비실명 처리를 적용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 내란 관련 사건들은 일반적인 형사 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12.3 내란은 모든 국민이 직접 겪었고 그 피해 또한 고스란히 받았다. 하물며 피의자들의 구속과 기소부터 변론, 선고까지 이미 모두 공개된 사건이다. 그럼에도 법원은 이 사건을 사인들의 일반 재판처럼 모든 개인정보를 비실명 처리했다.

이런 법원의 행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를 정상적인 법원 행정으로 이해할 국민이 있을까. 오히려 상식에 기반한 최소한의 분별력조차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다수일 것이다. 일각에서 법원이 의도적으로 내란 우두머리와 공범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의 알권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는 거친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헌법 제109조,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
 사법정보공개포털
ⓒ 법원
헌법 제109조는 '판결을 공개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재판의 폐쇄성을 애초에 차단하고 공공성을 명확하게 명시해, 법치주의와 사법의 민주적 통제라는 기본 원칙을 선언한 것이다. 헌법의 가치에 맞게 법원은 이를 적극적으로 이행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재 법원의 판결문 공개는 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물론 법원은 선고가 있었던 주요 판결문을 선별해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고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서 '판결문 사본 제공'과 '인터넷 및 방문 열람'을 통해 판결문들을 공개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본 제공에 2주가량 소요되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모든 개인정보와 주소, 건물명, 장소까지 사건과 판결 내용에 관계없이 알파벳 형식으로 비식별 처리가 된 판결문이 제공된다.

이러한 비실명화는 판결문을 포함한 재판 기록들에 포함된 개인정보들의 유출과 그로 인한 2차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등 법률과 대법원 규칙 및 예규 등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다. 비실명화의 기준은 대법원 재판 예규인 '판결서 등의 열람 및 복사를 위한 비실명 처리 기준(재일 2014-2)'에 명시하고 있다.

이 예규에 따르면 주민번호, 연락처, 계좌번호, 신용카드번호 등 금융 정보는 물론 판결문상 성명과 명칭을 원칙적으로 모두 비실명 처리하도록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에 준하는 아이디, 닉네임 심지어 주소와 빌딩까지 광범위한 정보의 비실명화와 비공개를 의무화한다.

문제는 해당 예규가 공익적 고려에 따른 예외들을 마련하지 않고 무조건 비실명화를 의무화하고 있고 법원도 이를 기계적으로 이행하면서, 공공정보로서 판결문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내란 재판처럼 역사적으로 특수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 공익적 측면에서 국민의 알권리가 절대적으로 우선하는 사건에 대해서도 비실명화 처리에 대한 별다른 고려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법원은 비실명 처리로 정체불명이 되어버린 내란 재판 판결문을 받아 볼 국민들이 느낄 실망과 법원에 대한 불신에도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보공개법, 공직자 성명·직위는 보호되는 개인정보 아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 '정의의 여신상'이 자리잡고 있다.
ⓒ 이정민
내란 재판 판결문에서 윤석열을 비롯한 내란 피의자들을 비실명 처리하지 않을 법적 근거는 이미 존재한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제6호에서는 공공기관의 정보에 포함된 경우 해당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라목에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직위'는 비공개 대상 개인정보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정보공개법에서 공무원의 성명과 직위를 보호되는 개인정보에서 제외하고 있는 이유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들의 행위에 대한 책임과 신뢰를 위해서다.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신원과 행위에 대한 기록은 공적 영역에 속하며, 어떤 일을 수행한 '사람', 책임자가 누구인지 알 권리가 존중될 때 국민 주권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여러 법률이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는 것은 사적 영역을 지키기 위한 취지이지, 공직자의 공적 행위와 그에 대한 책임을 가리기 위함이 아니다.

12.3 내란은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을 비롯한 국가 최고위 공직자들이 공모했다. 군경을 동원해 국민의 대의 기관인 국회를 무력화 시키려 했고, 영장 없이 주요 여야 정치인들의 체포를 계획하는 등 자신들의 권력을 통해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범죄를 저지른 데서 비롯된 사건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성명이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비실명 처리되어야 할까?

헌법재판소가 이미 윤석열의 탄핵 심판 결정문을 비실명화 없이 공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결국 법원이 내란 재판 판결문을 비실명화 처리해 공개한 것은 헌법과 정보공개법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아 법과 사법 행정의 일관성에 혼란을 초래한다. 또한, 공무원의 성명과 직위의 공개를 기본으로 하는 행정 체계 자체를 거스르는 행태다.

12.3 내란 재판의 당사자는 모든 시민이며, 123 내란사건은 역사적으로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재판이다.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내란 재판의 판결문을 입수해 실명화 작업을 진행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공개하는 실명 판결문은 다음과 같다.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재판
(2025고합129 외 7건 병합, 서울지방법원 제25형사부, 주심 지귀연)

윤석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재판
(2025고합1010,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5형사부, 주심 백대현)

한덕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재판
(2025고합1219,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3형사부, 주심 이진관)

이상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재판
(2025고합1172,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2형사부, 주심 류경진)

이번에 공개하는 판결문에서는 고위공직자 전원을 실명화했고 이하 직급은 익명을 유지했다. 군인의 경우는 영관급 이상을 실명화했다. 정보공개센터는 국민의 알권리와 12.3 내란 재판의 역사적 기록을 위해 관련 판결문 내용을 입수하는대로 실명화 처리해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 12.3 내란 재판 판결문 함께 보기 https://cfoikr.short.gy/yYG3Yk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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