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의대교육 단축 검토, 사전협의無…質저하 없을 것"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2024. 10. 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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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학사일정 난항, 의료인력 공급공백 방지 등 교육부 고민 담긴 듯"
'전공의, 내년엔 돌아오겠나' 질의에 "예측 어렵다", "비상진료 최선" 답변만
비상진료 유지에만 '약 2조' 투입했는데 사태해결 난망 이유로 사퇴 촉구도
조규홍 "건보 자체가 국민 생명·건강 보호 위함…책임진단 자세로 최선 다할 것"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7개월째 파행 중인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해 교육부가 의대 교육과정을 총 6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보건복지부는 '사전 협의는 없었다'면서도 일각에서 우려하는 의과 교육 질 저하는 없을 거라는 입장을 내놨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교육부가 전날 발표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안)'에 대해 복지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 묻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질의에 "사전에 구체적으로 협의는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마 학사 일정의 어려움이라든지, 의료인력 공급 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부의 고민이 담겼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럼 교육부의 방침대로 필요 시 현행 의대 교육기간을 단축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의에는 "교육부의 어제 발표를 보면, 일률적 5년제 전환이나 특정연도 입학생(의 교육)을 5년으로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고 학교 사정에 따라 교육의 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육기간 단축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제일 중요한 것은 의료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만일 (교육) 질을 담보하는 데 시간 단축도 가능하다고 하면, 저희(복지부)는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의대의 본과 커리큘럼이 타 과에 비해 물 샐 틈 없이 굉장히 촘촘한 점을 고려하면, 단축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교육부도 현장과 협력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고, (이 방안이) 확정된 게 아니라 '검토를 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에 백 의원은 '의료개혁'을 하겠다던 현 정부가 이제는 의대 교육의 질 저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해 오히려 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의대 교육을 지금 6년 과정에서 5년으로 줄이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교육부에 '확실한 의견'을 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복지부는 이(교육부 대책)로 인해 의료교육 질이 떨어지고 질 낮은 의사가 배출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의료, 교육 질을 떨어뜨리면서 교육의 기간을 단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벌써 7개월을 넘긴 '전공의 이탈' 상황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내년 3월이면 전공의 복귀가 이뤄진다고 보나'란 민주당 소병훈 의원의 질문에 "그건 확신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며 지금으로선 예측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럼 어떤 '플랜B'가 강구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는 "저희가 지금 운영하고 있는 비상진료체계를 차질 없이 이행해서 중증·응급환자 진료의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만 답했다. 중증환자 외의 의료 수요는 없다고 보는 것인지에 관해선 "그건 아니지만, 역량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선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환자 위주로 치료가 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 윤창원 기자


최근 정부가 연내 신설 계획을 밝힌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의사결정 구조도 도마에 올랐다. 복지부는 향후 중장기 의료수요 등을 감안해 적정 의료인력 규모를 과학적으로 추계하기 위한 전문가 기구를 꾸리겠다며, 위원 과반을 대한의사협회 등 공급자단체 추천으로 채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 의원은 설령 의료계에서 추계위 참여를 결정한다고 해도, 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추계위의 의견을 불수용하고 다른 방안을 최종 의결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 있지만, 수급추계위에서 보고한 것을 토대로 논의를 하게 됐는데, 거기서 잘 협의가 돼온 것을 보정심에서 '엎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2025학년도 '의대 2천 명 증원'이 졸속 결정된 곳도 보정심이었다고 백 의원이 재반박하자, "검토결과를 최대한 수용해서 하겠지만 보정심이라고 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없으면 전문가들의 의견만 듣게 되는데, 여러 다른 직종의 의견도 들어야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되물었다. 

조 장관은 이어 "그런 의사결정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내년도 의대 증원을 최종 결정한 지난 2월 보정심 당시에도 참여한 의료계 인사들 사이 증원규모에 대한 이견은 있었지만, 의대정원 확대 자체엔 모두 찬성했다고도 덧붙였다.

지금껏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쏟아부은 건강보험 재정만 약 2조 원에 이른다는 점을 들어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복지부의 말을 받아들인다 해도 최소 9천억이 넘는 비상진료 관련 건보 재정이 추가 지출됐다. 그래놓고 건보료를 올리면 비판을 받을 것 같으니 내년도 건보료는 동결했다"며 "제가 알기로, 2년 연속 동결은 역대 최초"라고 지적했다.

또한 "많은 국민들과 저는 의대 증원에 찬성하지만, 이런 준비 안 된 '불도저식' 의대 증원 추진은 국민 생명에 막대한 위협"이라며 "의대 2천 명 증원이라는 실패한 정책을 제안한 분이 정말 장관님이라면, 이쯤에서 책임지고 사퇴하셔야 되지 않겠나"라고 몰아붙였다.

조 장관은 "건보 투입은 건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에 저는 최소한의 조치는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며 "또 이러한 것(상황)을 초래했기 때문에 늘 책임진다는 자세로 의료공백이 최소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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