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남부, 아드리아해의 햇살 아래 붉은 지붕들이 이어지는 나라가 있다. 지중해의 보석, 크로아티아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낯선 유럽 여행지’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인들이 가장 오래 머물고, 가장 많이 소비하는 아시아 1위 관광국이 바로 이곳이다.
한국인 여행객, 아시아 1위 ‘큰손’으로 부상

코트라(KOTRA) 자그레브 무역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인 관광객의 총 체류일수는 20만 박, 중국인 관광객의 15만 9,000박을 훌쩍 넘어섰다. 단순히 인기가 높아진 정도가 아니라, 체류 기간과 소비액 모두 압도적이다.
크로아티아 관광청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소비액은 155유로(약 23만 원)으로, 미국인 관광객과 함께 최상위 소비 그룹에 속한다. 2024년에는 방문객이 전년 대비 37% 증가하며 유럽 관광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중이다.
두브로브니크, ‘지상낙원’이라 불린 도시

크로아티아 여행의 중심에는 단연 두브로브니크가 있다. 조지 버나드 쇼가 “지상낙원을 보고 싶다면 두브로브니크로 가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는 오렌지빛 지붕과 짙푸른 바다가 맞닿으며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과거 라구사 공화국의 번영과 독립을 지켜온 역사적 흔적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고딕·르네상스·바로크 양식이 어우러진 건물들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걷는 듯한 감정을 선사한다.
자연이 만든 예술,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

인간이 만든 성벽의 도시가 두브로브니 크라면,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은 자연이 그려낸 걸작이다.
1979년 크로아티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이곳은 16개의 호수와 90여 개의 폭포가 층층이 이어져 장관을 이룬다. 석회암 지대가 수천 년 동안 침식되며 만들어진 이 독특한 지형은,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특히 가장 큰 폭포 벨리키 슬라프(Veliki Slap) 앞에 서면 인간이 얼마나 작고 자연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실감하게 된다.
하늘길이 열린 뒤, 폭발적으로 늘어난 한국인 발길

2024년 5월, 티웨이항공이 인천–자그레브 직항 노선을 주 3회로 재개했다. 13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이 노선이 생기자, 크로아티아는 더 이상 멀지 않은 나라가 되었다.
게다가 2023년 1월부터 유로존과 솅겐조약에 동시에 가입하면서 유로화 사용과 자유로운 국경 이동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여행자는 슬로베니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주변 국가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이 변화가 한국인들의 발길을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관광으로 23조 원… GDP의 4분의 1 차지하는 핵심 산업

크로아티아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관광 의존형 국가다. 2024년 한 해 동안만 약 160억 유로(23조 6천억 원)의 관광 수익이 예상되고, 이는 GDP의 약 25%를 차지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BMI 리서치는 2028년까지 관광객 수가 연평균 6%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광 대국 프랑스와 이탈리아 못지않은 성장세다.
세계가 주목하는 ‘다시 찾고 싶은 나라’

이러한 성장세는 국제적 평가에서도 뚜렷하다. 론리플래닛이 선정한 ‘2024 세계 10대 여행국’ 중 하나로 꼽혔으며, 완들러스트 트래블 어워드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유럽 여행지’ 부문 은상을 차지했다.
특히 크로아티아 정부는 관광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사계절 여행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지역별 균형 발전을 목표로 ‘지속 가능한 관광 정책’을 추진 중이다. 덕분에 크로아티아는 단순한 여름휴양지가 아니라, 문화·자연·역사를 아우르는 올시즌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다.
왜 지금, 크로아티아인가

한국인의 여행 패턴은 점점 ‘경험 중심형’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한 관광보다 현지의 삶과 풍경을 느끼는 여행을 선호한다. 그런 의미에서 크로아티아는 완벽하다.
두브로브니크의 성벽을 걷고, 플리트비체의 물소리를 들으며, 아드리아해의 바람을 맞는 순간, 한국인들이 이곳에 머무는 이유는 명확해진다. 화려한 도시와 고요한 자연, 그리고 역사와 낭만이 함께 있는 나라.
이제는 “지상낙원을 보고 싶다면 두브로브니크로 가라”는 말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있다. “지금 가장 뜨거운 유럽의 낙원, 크로아티아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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