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예스에게 한 턱 내겠다"…'202안타' 신기록 외인이 첫 승 도우미, 데이비슨은 잊지 않았다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레이예스에게 저녁 한 턱 내겠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이 3전 4기 끝에 첫 승을 수확했다. 데이비슨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5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팀은 2-0으로 8회 강우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면서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이날 데이비슨은 최고 151km의 포심 패스트볼(37개), 슬라이더 34개, 포크볼 14개, 커브 10개, 스위퍼 6개를 구사하면서 NC 타자들을 요리했다.
1회 선두타자 권희동을 1루수 땅볼, 김주원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2사 후 손아섭을 2루수 포구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데이비슨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 박한결을 유격수 뜬공 처리한 뒤 김휘집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오영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2사 1루가 됐지만 2루 도루 시도를 저지하며 3타자로 이닝을 마감했다.
그러나 3회부터 흔들렸고 매 이닝 위기를 자초했다. 김형준에게 볼넷, 서호철에게 중전안타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까다로운 타자 권희동을 처리하는데 행운이 따랐다. 번트를 시도했는데, 1루로 달려 나가면서 타구를 다리로 차버렸다. 타석 밖에서 타구가 몸에 맞으면서 아웃 처리됐다. 1사 1,2루가 됐다. 김주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사 1,2루가 됐지만 손아섭에게 다시 유격수 내야안타를 허용해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다시 만난 데이비슨을 상대로는 포심 3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위기를 극복했다.
4회에도 선두타자 박한결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1루 견제 실책까지 범했다. 김휘집에게도 볼넷 허용. 그러나 오영수와 김형준을 연달아 삼진 처리했고 서호철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서서히 안정을 찾아갔다. 5회 선두타자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김주원을 삼진 처리했고 손아섭을 2루수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삭제했다. 6회에도 데이비슨과 천재환을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했고 김휘집은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6회까지,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완성했다.
이날 5개의 볼넷을 내준 것으로 알 수 있듯, 제구력은 들쑥날쑥했다. 하지만 위기 마다 힘으로 윽박지르고 또 수비의 도움으로 승리 요건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다.
경기 후 데이비슨은 “일단 첫 승을 올렸다는 게 너무 기분 좋다. 이제 나의 체크리스트에 KBO 첫 승을 체크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라고 웃었다. 이어 “모든 리그에서 거둔 첫 승과 승리들은 모두 중요한데, KBO에서 첫 승을 거둔 것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내가 열심히 해온 발자취를 밟아갈 수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인천 SSG전에서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 역투로 데뷔전을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30일 사직 KT전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다시 한 번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모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6일 사직 두산전에서 2⅔이닝 6피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급격하게 무너졌다. 경험과 운영 능력의 부족을 확인해야 했다.
지난 두산전 등판을 반성하고 반면교사 삼았다. 그는 “최대한 이닝을 많이 먹으려고 하는데, 지난 두산전 같은 경우는 3회에 교체가 됐고 당시 불펜진에 부담을 안겨준 것 같아서 미안했다”며 “이 점을 반면교사 삼아서 앞으로 모든 등판에 좀 더 많이 신경쓰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흔들린 제구력을 다잡기 위해 경기 중에도 많은 얘기들을 나눴다. 그는 “코칭스태프와 포수 정보근 선수와 함께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넣고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가자고 했다”며 “이어 카운트가 유리할 때 더 다양한 피칭을 구사해보자고 했다. 많은 대화들을 나누며 경기를 풀어갔다”고 언급했다.
이날 승리에는 수비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특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빅터 레이예스의 수비가 데이비슨의 승리에 주춧돌을 놓았다. 일단 3회 1사 1,2루에서 김주원의 좌중간을 가르는 듯한 타구 때 끝까지 쫓아가 타구를 걷어내며 한숨을 돌리게 했다. 그리고 4회 2사 1,2루에서 서호철의 뜬공 타구를 앞으로 전력질주해서 달려와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데이비슨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려 감탄했고 레이예스를 반갑게 맞이했다. 레이예스는 또한 5회 추가 타점까지 올리며 공수에서 데이비슨의 도우미 역할을 했다.
데이비슨은 “오늘 빅터(레이예스)의 슈퍼 캐치가 없었다면 오늘 승리도 없는 일이 됐을 것이다”며 “레이예스에게 저녁 식사 한 턱을 내겠다”고 웃으면서 레이예스에게 감사의 마음을 물질적으로 표현하겠다고 웃었다.
이로써 데이비슨은 올 시즌 성적은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2.45(22이닝 6자책점)가 됐다. 볼넷이 12개로 많은 편이지만 당장은 일시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위기 관리 능력으로 경기를 풀어가며 마운드를 지탱했다.
그는 “일단 내가 가능한 많은 승리를 챙기는 게 나를 위해서라도, 팀을 위해서라도 좋은 일이다. 그래야만 가을야구를 갈 수 있기 때문에 매 등판마다 최대한 열심히 던지려고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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