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전시, 물납제…2023 미술계 화두는?

최이현 기자 2023. 1. 2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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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K-컬쳐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올 한해는 특히, 미술계 이슈가 풍성합니다.


블록버스터 급의 전시가 줄줄이 예정된 데다, 미술품으로도 세금을 낼 수 있게 하는 물납제가 시행되는 등 적잖은 변화가 있는데요. 


최이현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서현아 앵커

올해는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대작들이 대거 우리나라를 찾아온다고요?


최이현 기자

네, 맞습니다. 


미술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는 대형 전시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먼저, 일본 대중문화의 선구주자이자 세계적인 팝아티스트죠. 


무라카미 다카시가 한국에 옵니다. 


이번주 목요일부터 열리고요, 장소는 부산시립미술관입니다.


대중에게 공개된 적이 없었던 초기작부터, 회화, 대형조각, 설치, 영상 작품까지 최근작들이 모두 공개되는 대형 회고전입니다.


또 오는 4월에는 올해 가장 주목받는 전시, 에드워드 호퍼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립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의 첫 대형전시라 관심이 상당한데요.


에드워드 호퍼는 20세기 미국 현대미술사 대표 작가로 불리죠. 


이번 전시는 회화, 드로잉, 아카이브 등 150여 점이 공개가 되고요.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자화상'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 같은 4월이죠, 서울시립미술관 북소문관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전시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네덜란드 대표 작가인 '멜라니 보나요'를 초청해서 어린이의 감정과 생각을 살펴보고, 그들 스스로에게서 감정적 치유를 이끌어내는 기획이라고 합니다. 


어린이와 함께하는 퍼포먼스 인터뷰를 통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이 느꼈던 소외와 차별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함으로써, 아이들의 감정을 치유한다고 말합니다.


또 같은 달입니다.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재개관하는 호암미술관이 선택한 작가는 김환기입니다. 


6년만에 회고전이죠.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132억 원을 기록했던 '우주',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 '여인들과 항아리' 등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은 1930년대부터 60년대 초반의 작품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 특징인데요. 


90여점의 작품과 미공개 습작·자료 등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서현아 앵커

상반기 전시만 해도 규모가 상당한데, 하반기는 어떻습니까?


최이현 기자

굵직한 대형전시부터, 개인전까지 상당한데요.


5월부터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0년, 청주관 5년을 기념해 '게임사회'라는 주제 기획전이 열립니다. 


최근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을, 게임이라는 매체를 통해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또 올 여름부터는 주목할만한 개인전이 열립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전에서 장욱진전이 열리는데요.


장욱진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이중섭, 박수근과 더불어서 한국적인 정서를 구현한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장욱진 초기 작품 뿐 아니라 유화, 먹그림, 매직펜 드로잉, 판화 등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윤범모 관장 /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을 재조명하는 그런 성격의 전시입니다. 장욱진을 재조명할 만하다, 아마 대중적으로도 학술적으로 장욱진 세계를 새롭게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서현아 앵커

네, 어느때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전시가 기다리고 있네요.


그리고 미술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물납제도 시행이 된다고요?


최이현 기자

네, 맞습니다. 


물납제를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야할 것 같은데요. 


간단히 요약하면, 미술품이나 문화재를 상속세 대신 납부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뜻합니다.


기존에 미술품이나 문화재 같은 경우는 거래할 때 양도세를 내지 않다보니까, 지하경제로 유통되는 경우도 있었고, 탈세의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건희 삼성 전 회장의 미술품 등의 기증으로 물납제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물납제가 현실화 되면,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중요한 문화재나 미술품을 일반 대중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여론도 힘을 얻었습니다.


그러다가, 2021년말에, '상속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됐고요. 


지난 18일이죠. 


2022년 세재개편 시행령 개정안이 발표됐습니다. 


입법예고 등을 거치면, 당장 다음 달부터 시행이 될 예정인데요.


기재부는 시행령을 통해, 물납 대상을 '유형문화재나 민속문화재인 문화재' 또는 '회화·판화·조각 등 미술품'으로 시행령에 못박았습니다. 


미술품과 문화재를 상속세로 대신 낸다면, 그 작품에 대한 가치 평가가 필수겠죠.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위원회를 구성해 물납 대상에 대한 가치 평가를 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논란은 있습니다. 


문화재나 미술품은 기준점이 되는 가격이 없기 때문에, 시장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선, 위원회 구성을 신중히 해야한다는 과제가 남았고요.


이 위원회의 역할이 단순히 시장가치평가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전체 미술품을 구성하는 역할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또 하나, 미술계의 중요한 이슈죠.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전시하는 공간, 가칭 이건희 기증관 설립에 대한 계획도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고요?


최이현 기자

네, 이건희 기증관의 첫 삽을 올해 본격적으로 뜨게 되는데요.


올해 초죠, 3월정도 예비타당성 결과가 나오고, 그러면 설계에 대한 국제 공모가 시작됩니다. 


이름은 가칭이긴 한데, 현재까지 이름은 이건희 기증관입니다. 


2021년 이건희 회장이 작고하면서, 기증한 기증품이 상당하기 때문인데요.


총 2만 3천여점에 이르기 때문이고요. 


장소는 경복궁 옆입니다.


 서울 송현동에 3만 제곱미터 크기로 정해졌습니다.


서현아 앵커

작품 수 기준으로 2만 점이 넘으니까 굉장히 방대한 양인데, 논란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요?


최이현 기자

네, 문제는 장소와 이름입니다. 


우선 장소의 경우, 이번에도 서울에 국가 문화시설이 건립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도서관 등 국립문화시설이 우리나라에 총 69곳인데, 절반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는 겁니다.


이것을 미술관으로 좁혀보면, 국립미술관 전체 4곳 가운데 3곳이 서울에 있고, 나머지 한곳은 청주에 있습니다. 


이런데도, 또 귀중한 기증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서울시민 중심으로 누리게 하는게 아니냐는 지역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학예직 인력도 전체의 절반이 서울에 근무하고요. 


최근 10년간 건립된 미술관 박물관의 약 40%가 또 수도권에 건립되고 있다, 이런 지적도 나옵니다.


게다가 송현동은 경복궁 바로 옆이면서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아주 근접해 있거든요. 


위치상으로도 국립미술관 옆에 또 문화시설이 생기는 것이 말인 안된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문화 복지 차원에서도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이름 논란은 어떤 내용입니까?


최현아 기자

네, 현재 이건희 전 회장이 기증한 물품을 전시하는 장소가, 가칭 이건희 기증관으로 추진중인데요. 


이건희 전 회장이 기증한 물품은 총 1만 천여건이고요, 그 수는 2만 여건입니다. 


이 수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시리즈 등이 있을수 있으니까, 미술관에서 유물 또는 소장품을 세는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이 기증품의 구성을 한번 살펴보면요. 


일단 도자기와 서적이 전체 기증 건수에 절반을 차지합니다.


유화나 수묵채색화 조각 등은 1천2백 여건에 그칩니다. 


그러니까, 기증관을 건립한다면, 아마 대부분이 도자기나 서적 등이라는 겁니다. 


대중에 공개되어, 특별전을 열고 있는 형태의 모습, 현재의 모습을 기대했다면, 전혀 다른 형태의 기증관이 될 것이다,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특정 인물의 이름을 넣은 국립기관보다는 다른 이름을 적고, 특별관 하나정도를 만드는게 좋지 않냐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인데요.


최근엔 가칭 이건희 기증관을 반대하고,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까지 생겨난 상황입니다.


문체부 담당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 중이라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인지는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중에 이름을 공모형식 등으로도 검토할 수 있지 않겠냐, 이런 여지도 남겼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 작품들의 가치가 10조 원 이상이다, 이런 보도도 나오기는 하던데, 사실 돈으로 따지기도 어려울 만큼 귀한 작품들이죠. 


공적 가치를 다할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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