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이 푹푹 찌는 한반도, 열대야 일수 30년만에 최다
밤에도 25℃를 훨씬 웃도는 무더위에 잠 못 드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대구·경북지역에서 이번 여름 들어 열대야 일수(대구·경북 평균 산출에 사용되는 11개 지점)는 이미 5일을 넘어서며 '최악의 여름' 중 하나로 기억되는 1994년과 2018년을 이어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지역은 9일째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대구·경북 지역은 7월 초순께 이른 열대야가 나타났고, 무더위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터라 역대급 긴 열대야가 될 수도 있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 1분∼다음날 오전 9시) 기온이 25℃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29일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 대구·경북지역 열대야 일수는 5.7일로, 1994년 7.2일, 2018년 7.4일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평년(1991∼2020년 평균) 6∼7월 대구·경북 열대야 일수는 2.1일로, 6월에는 거의 없고 7월에 2.0일 발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후 6∼7월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8년으로, 7.4일(6월 0일·7월 7.4일)이었다. 올해는 6월에 0일, 7월에 5.7일의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는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꼽히는 1994년과 2018년 중 2018년의 7.4일보다 1.7일 적고, 1994년의 7.0일보다 1.3일 적다. 다만, 7월이 아직 이틀 남은 만큼 기록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대구·경북지역 첫 열대야는 3일 영덕에서 나타났으며, 지난해보다 7일 빠른 기록이다. 장맛비가 잦아들면서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만큼 8월에도 폭염과 함께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기상청은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 내외로 오르고 열대야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8월 대구·경북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0년으로 6.5일을 기록했다. 1994년과 2018년이 각각 6.3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두 해는 9월까지도 열대야(각 0.3일)가 이어졌다. 올해 폭염은 1994년과 2018년처럼 강하게 발달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발생해 무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열대야 역시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낮 동안 오른 기온이 밤사이 내려가지 못하고,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남풍이 지속해서 유입돼 열대야가 나타난 곳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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