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차주, FSD 집단 소송 제기
기능 미작동에 매매대금 반환 요구
美도 조사 중, 소비자 기만 논란 확대

수천만 원을 들여 구매한 옵션이 수년째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국내 테슬라 차주 99명이 테슬라코리아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선다. 이들은 완전자율주행(FSD) 옵션이 광고된 기능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으니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구매대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논란으로 소송과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 FSD, 8년째 작동 불가 논란

테슬라 차주들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매매대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

FSD는 운전자가 목적지를 설정하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고 신호등과 표지판을 인식하며 차로 변경, 고속도로 진출입, 자동 주차, 호출 기능까지 포함한 첨단 옵션이다.

가격은 400만 원에서 1,0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차주들은 기본 크루즈 기능 외에는 이 모든 기능이 8년 동안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한 차주는 “2019년 테슬라가 ‘곧 기능이 작동할 것’이라는 공지를 올려 기대감을 부추겼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해당 공지문은 지금 삭제된 상태”라며 “소비자에게 문제 원인이나 해결 계획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기만? 비밀 합의 의혹 제기

이 문제는 미국에서도 뜨겁다. 미국 연방검찰은 테슬라가 FSD와 오토파일럿을 홍보하며 소비자를 기만했는지 조사 중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운전대를 잡지 않고 집, 직장, 식료품점까지 갈 수 있다”고 강조해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된 것처럼 과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송을 준비 중인 소비자들은 테슬라가 과거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과 비밀 합의를 조건으로 문제를 무마해왔다고 주장한다.

황윤구 변호사는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혁신은 기만일 뿐”이라며 “이번 소송이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는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FSD 기술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한국에서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