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인문학〉로마부터 조선 왕비까지…자주색의 복장사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색채와 복장
고대 로마 시대의 대표적인 의상인 토가(Toga)는 한 장짜리로 된 활 모양의 천으로 몸에 감아 입는 형태의 옷이며, 색깔에 따라 신분이 3가지로 나누어진다. 토가는 고대 로마인들이 외출할 때 헐렁하게 주름 잡어 진 긴 상의의 옷을 말한다.
토가는 픽타(Picta)와 프라엑스테크사(Praetexta) 그리고 칸디다(Candida)이다. 프라엑스테크사는 하얀 천에 붉은 자색 테두리 장식을 한 것은 집정관이 착용했다.
오디세우스(Odysseus)는 호메로스(Homeros)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이며, 표류하는 오디세우스는 자주색 옷을 입고 등장한다. 이때 자주는 고난의 상징색으로 통하며, 칙칙한 피의 색깔을 연상시킨다.
조선시대 왕비의 의례복 치마는 자주색이었고, 자주색 치마는 정실(正室) 왕비 외에는 입을 수 없는 가장 권위 있는 치마 색이었다. 또한 높은 계급일수록 빨간색과 자주색 옷을 입었다. 조선시대에 궁녀들이 맸던 댕기는 자주색이 보편적이었다.
미국의 미술사학자와 색채학자인 비렌(Birren)은 그의 저서인 색채와 인간의 반응(Color & Human Response)에서 로마 시대 황제의 의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로마의 황제는 목성(Jupiter)을 상징하는 자주색 옷을 입었으며, 그 색상은 황제만이 독점하였다.
케첨(Ketcham, H.)은 비렌(Birren, F.), 존슨(Johnson, L. K.), 테일러(Taylor, E. A.)들과 함께 <소득 설>에 대해 연구한 결과 색채 기호가 경제적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고 지적하였고, 특히 부인복의 색채 기호에 대해 수년간 조사하였다. 4500달러 이하의 소득층 부인들은 채도가 높은 중간 명도의 자주색을 아주 좋아한다.
자신의 직관력을 자극하고 싶거나 신념을 강화하고 싶을 때 붉은 자주색 옷을 입으면 도움이 된다.
색채와 숫자 그리고 형태 및 소리
월별의 색채에 있어서 6월은 장미색(자주)이다.
애미시스트 바이올렛(Amethyst Violet)이라는 이 색은 애미시스트(자수정)를 이미지 시킨 짙은 자주를 말한다. 애미시스트는 2월의 탄생석으로 수정 중에서 가장 고가이고, 예술에서 명성과 많은 사랑을 얻을 수 있다.
비렌(Birren)은 자주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자주는 난형(卵形)을 연상케 하는 색이고, 부드럽고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며, 눈에 초점이 잘 잡히지 않은 색이다. 이 색은 파랑과 달리 속세와 좀 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색이다. 예술가들은 대체로 자주색을 좋아하며, 이는 선천적 또는 훈련에 의한 것이다.
스위스 미술교육자인 이텐(Itten)은 색채와 형태를 12가지로 구분하였다. 정삼각형은 연지색(pR : purple Red)이고, 정육각형은 자주색(RP : Red Purple)이다.
갈톤(Galton)은 그의 저서인 인간능력의 탐구(Inquiries into Human Faculty)에서 알파벳과 색채의 상관관계를 연구하였다. 유(U)는 자주색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