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집은 한 눈에 봐도 오래 비워져 있던 폐가였다. 그 누구도 좋아할 만한 외관은 없었고, 사진으로 남기기조차 꺼릴 만큼 처참한 내부였다.

그러나 따뜻한 볕이 마당을 감싸고 있던 그곳은 이상하게 마음을 끌었다. 집 뒤로 펼쳐진 대나무숲, 마을 곳곳에 어우러진 돌담은 왠지 모르게 정서에 닿았고, 결국 이 쓰러져가던 주택은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무너진 집에 로망을 얹다

철거를 시작하고 드러난 서까래는 기대 이상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웠다. 서까래는 꼭 살리고 싶었던 리모델링의 핵심이었기에 일부는 그대로 유지하고, 아이들의 소망이었던 복층을 위해 일부만 덜어냈다.

완벽하게 아이들의 아지트가 되어준 복층은 시공에서 다툼도, 손실도 있었지만 결국 모두가 만족하는 공간이 되었다.
집은 북카페처럼, 거실의 무드 만들기

거실은 마치 고즈넉한 북카페를 연상케 한다. 커다란 창가에 놓인 소파, 곳곳에 배치된 책과 테이블, 나무 가구의 따스한 질감이 마음을 품은 공간을 만들었다.
철거하지 못한 기둥 덕에 오히려 자연스럽게 공간이 나뉘었고, 가족 모두가 제각각의 방식으로 책을 즐기고 차를 나누는 일상이 이곳에서 쌓였다.

손끝으로 가꾼 마당의 사계절

이 집의 진짜 매력은 마당이다. 산수유와 매화나무 외에는 말 그대로 모든 식물과 조경을 손수 가꿨다. 커다랗지 않지만 제법 볼거리 많은 정원은 아직도 자라나는 중이다.
계절별로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꽃들과, 그 곁에서 놀며 자라는 아이들은 이 마당이 단순한 외부 공간이 아닌 가족의 또 다른 거실임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