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문항 거래 의혹…조정식 ‘전면 부인’, 판 흔들 핵심 쟁점 나왔다
수능 문항 거래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 조정식 씨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며 법정 공방의 윤곽이 드러났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조씨는 강의 교재 제작 과정에서 외부 문제를 확보하기 위해 교재 제작업체 관계자와 공모해 현직 교사들로부터 문항을 제공받고 금품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거래는 약 1년 10개월간 이어졌고, 지급 규모는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검찰은 일부 문항이 EBS 교재 발간 이전 단계에서 확보되려 한 정황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조씨 측은 해당 거래가 업계에서 통용되는 정상적인 계약 관계라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문항 제공은 전문 인력에 대한 용역 대가 성격이며 시장 가격에 맞춰 이뤄진 것”이라며 “부정 청탁이나 금품 수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청탁금지법상 ‘정당한 권원에 의한 사적 거래’ 예외 조항이 적용될 수 있는지다.
해당 법은 공직자의 금품 수수를 제한하면서도 계약 관계 등 정당한 거래에는 예외를 인정한다. 다만 거래가 형식적으로 계약을 갖췄더라도, 직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예외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판단 기준이 된다.
즉, 현직 교사가 자신의 직무와 연관된 문항을 외부에 제공하고 대가를 받은 행위가 ‘정당한 거래’로 볼 수 있는지가 이번 재판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재판부 역시 이 부분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해당 조항의 해석 기준과 적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며, 사적 거래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 검토 필요성을 짚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형사 사건을 넘어, 사교육 시장의 문제 제작 관행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직 교사의 외부 문항 제공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따라, 향후 유사한 거래 구조에 대한 제도적 기준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는 다음달 22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어 증거와 쟁점을 정리한 뒤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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