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공판검사’ 임은정, 광주로…초대 광주중수청장

정성현 기자 2026. 10. 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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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광주지검서 인화학교 공판
피해자 지원 ‘카페홀더’와 인연 이어
검사 벗고 1급 수사관…중대범죄 지휘
충원율 58.3%…초기 조직 안착 과제
공소청 출범을 나흘앞둔 지난 2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고등·지방검찰청 외벽 간판이 철거된 채 흔적만 남아 있다. 판영석 기자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의 1심 공판검사였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19년 만에 광주 수사기관 수장으로 돌아온다. 검찰청 폐지와 함께 2일 출범하는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광주중수청) 초대 청장에 내정되면서다.

행정안전부는 1일 중수청 차장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중수청장 등 1급 수사관 7명의 임용 예정자를 발표했다. 이들은 중수청 출범일인 2일 공식 임용된다.

광주중수청은 전남광주 북구 중흥동 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전남광주와 전북·제주지역의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며 조직은 1청장·1차장·3국·10과·4담당관, 정원 240명 규모다.
의원 질의 답변하는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연합뉴스

직접 지원해 1급 수사관으로…광주와 긴 인연
임 내정자와 광주의 인연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광주지검 검사였던 그는 소설과 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된 광주 인화학교 장애학생 성폭력 사건의 1심 공판을 맡았다. 피해자 증인신문과 현장검증에도 참여했다.

영화 '도가니' 개봉 이후인 2011년에는 당시 재판을 떠올리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리며 사건 처리에 대한 사회적 비판에 공감을 나타냈다.

피해자들과의 인연도 이어졌다. 임 내정자는 2023년 광주 광산구청에 마련된 피해자 자립지원 공간 '카페홀더' 개점 10주년 행사에 참석해 일일 명예점장으로 활동했다.

임 내정자는 지난해부터 중수청 근무 의사를 밝혀왔고 지난 8월 검사와 검찰수사관을 대상으로 한 특례임용에도 직접 지원했다. 중수청 임용령에 따라 지검장급 검사는 1급 수사관으로 전환된다.

사법연수원 30기인 임 내정자는 광주지검 검사를 거쳐 법무부 감찰담당관, 대구·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등을 지냈다. 검찰 내부 비위와 과거사 사건 처리 등을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해왔다.

충원율 58.3% '전국 최저'…조직 안착 과제
광주중수청의 가장 큰 과제는 인력 확보다. 초기 충원율은 정원 대비 58.3%로 전국 6개 지방중수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원 240명에 크게 못 미치는 인원으로 출범하는 만큼 수사 인력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개청을 하루 앞둔 1일까지도 사무공간과 전산장비 설치 등 준비 작업이 이어졌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도 초기에는 사건 접수·배당 등 필수 기능부터 가동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중수청 전체도 총정원 2874명을 모두 채우지 못한 채 출범한다. 정부는 경찰·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 경력채용과 추가 임용을 통해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기소와 공소유지는 기존 검찰청 조직을 토대로 전환한 공소청이 맡는다. 고경순 광주고검장은 광주광역공소청장으로, 김종우 광주지검장은 광주지방공소청장으로 각각 보임됐다.

이에 따라 2일부터 광주에서는 임은정 광주중수청장이 중대범죄 수사를 지휘하고 공소청이 기소와 공소유지를 맡는 수사·기소 분리 체계가 가동된다.

임 내정자에게는 부족한 수사인력을 확보하고 경찰·공소청과 사건 이첩·협업 체계를 정착시키는 일이 첫 과제로 놓였다. 그는 이날 서울동부지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절절한 서글픔과 오욕스러운 흑역사를 오늘에 남겨두고 새로운 내일을 향해 떠나는 시간"이라며 "검찰청 폐지는 시대의 가해자였던 검찰로 인한 서글픈 결과다. 속상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방향과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