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기도 신도시 상가 공실 지옥…16.1% 최악의 '다산 쇼크'가 경고하는 투자 붕괴의 신호
>> 텅 빈 상가 골목, 끝이 보이지 않는 상가 경매의 악순환
다산신도시 상가 시장이 경기도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2025년 3분기 현재 다산신도시 집합상가 공실률이 16.1%로 경기도 신도시 중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하남 미사(8.0%)의 두 배, 위례신도시(5.7%)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인천 영종신도시(29.5%)는 전국 최악이지만, 다산신도시는 같은 경기권 내에서 단연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경매 상황의 악화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에 따르면 2022년에는 다산신도시에서 경매로 나온 상가가 단 1건이었으나, 2024년에는 무려 65건으로 65배 증가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 남양주 다산, 하남 미사 등 세 신도시의 상가 경매 진행 건수는 2022년 50건에서 2024년 710건으로 14배 이상 폭증했다. 감정가격의 30~40% 수준에서 낙찰되는 헐값 매각이 일상화되고 있다.

>> 과잉 공급의 악연(惡緣), 설계 단계부터의 구조적 모순
다산신도시의 공실 문제는 단순한 상권 침체가 아니라 도시 설계 단계부터 비롯된 구조적 결함이다. 다산신도시에 공급된 상업용지는 총면적의 약 3.6%로, 같은 시기에 조성된 2기 신도시 평균(1.9%)의 거의 두 배다. 도시 개발 과정에서 수익성을 앞세워 상가 비율을 과도하게 책정한 결과다.
문제는 공급 과잉에 그치지 않는다. 분양가 책정이 시장 현실성을 외면했다. 다산신도시 일부 상가의 분양가는 평당 1억원을 넘었고, 10평짜리 상가는 12억원대에 팔렸다. 이러한 높은 분양가는 곧 높은 임대료로 이어졌다. 상가 분양가 대비 임대료가 5% 더 높게 책정된 사례도 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수익률을 내기 어려운 수준의 임대료인 탓에 입점 자체를 꺼리게 된 것이다.
>> 서울의 '빨대효과'가 동네 상권을 빨아먹다
다산신도시의 한 가지 역설은 강점이 약점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지하철 8호선 개통으로 서울 잠실까지 30분대면 도착할 수 있게 되면서, 지역 내 소비 주체가 모두 외부로 빠져나가는 '빨대효과'가 발생했다.
아파트 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8호선 개통 직전인 2024년 7월 다산동 아파트 총 매매거래액은 1841억원으로 월 기준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79건(전년 동월)에서 241건으로 205% 뛰었다. 서울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아파트 수요는 폭증했지만, 상권은 텅텅 비었다. 소비자들이 다산신도시에서 장을 보려는 대신 서울 강남권으로 나가 버린 것이다.
>> 고금리와 불경기, 온라인 쇼핑의 삼중고
공급 과잉, 고분양가, 빨대효과라는 세 가지 구조적 문제에 경제 여건까지 악화했다. 2022년부터 본격화된 고금리 기조와 지속되는 경기 침체는 상가 투자 수익성을 급격히 낮춤으로써, 투자자들의 손실 회피 성향으로 임대료를 올리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동시에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온라인 쇼핑 비중이 오프라인 상가 수요를 지속적으로 잠식했다.
일부 상가는 무상 임대 조건까지 제시했음에도 임차인을 찾지 못했다. 상가 임대료는 분양 당시 수준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공실률은 높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이유
다산신도시 상가 시장의 회복은 쉽지 않다. 이미 경매로 내몰린 상가의 수가 너무 많고,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남양주 다산의 상가 매각률은 2022년 100%에서 2024년 20%로 5분의 1로 급락했다. 매각을 시도해도 5번 이상 유찰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상가 공실률이 높은 신도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며, 상업시설 비율 적정성 등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 자영업자와 투자자들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 신도시 상가 시장의 거울로서의 다산신도시
다산신도시는 이제 신도시 상가 공실 문제의 대표 사례가 되었다. 강남 접근성이라는 입지적 우위와 신축 아파트 수천 가구라는 배후수요가 있었음에도, 과잉 공급과 시장 현실 무시는 상권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아파트 시장과 상가 시장의 극단적 양극화는 신도시 개발 정책의 본질적 문제를 드러낸다. 거주 기능에는 성공했지만, 상업 기능은 참담하게 실패했다. 이는 수도권 신도시 상가에 투자를 고려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신중함을 경고하는 신호다. 다산신도시의 공실 16.1%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신도시 개발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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