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양상이 장기화에 접어들면서 국내외 경제와 산업이 흔들리고 있는데요.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라는 중동 지역 무역 항로 두 곳이 막히게 될 위기가 엄습하며 국내 석유산업계는 초긴장 상태인데요. 원유 공급뿐 아니라 각종 석유화학원료 무역까지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에요.
특히 일상생활에서 '비닐 대란' 공포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조성돼 혼란스러움을 느끼셨을텐데요.

실제 30일 저녁 미팅을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어요. 음료수를 사기 위해 계산대로 가자 몇몇 고객들이 편의점 계산원에게 종량제 봉투 구매를 요청하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계산원은 이미 재고가 떨어져 판매할 수 없다고 말했어요. ㅠㅠ
편의점 문 앞에는 '종량제 봉투 재고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이미 붙어있었어요.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려고 한 방문자에게 물어보니 "최근 뉴스에서 봉투 대란이 나와 불안해 미리 사놓으려고 한다"고 답하더라고요.
미-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자 국민들의 비닐 공급 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 매장의 종량제 봉투 판매량은 2~4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요.
편의점의 상황은 더 좋지 않은데요. 한 편의점 직원은 기자에게 각 매장의 매출 규모에 따라 종량제 봉투 공급이 다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어요. 쉽게 말해 장사가 잘 되는 매장에 우선순위로 종량제 봉투가 발주되는 것인데요.
이 경우, 도서지역이나 지방의 경우 종량제 봉투 보급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요.

일상생활의 혼란을 불러일으킨 비닐 대란의 원인은 '나프타'(Naphtha)'인데요. 석유 정제 과정에서 140~180도 온도가 되면 분리돼 나오는 고분자 탄소화합물이에요. 나프타에서 추출된 원료들은 플라스틱과 비닐, 고무, 합성섬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돼요.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나프타 공급 규모는 2024년 기준 6,142만3,760톤이에요.
이 중 국내 자체 생산량은 3,640만3,320톤이고, 수입량은 2,902만440톤이죠.
국내 산업에 필요한 나프타의 47%는 수입에 의존하는데요.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로 인한 나프타 수입 차질은 국내 산업계에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어요.

최근 발생한 비닐 대란은 나프타 공급난에 어느 정도로 타격을 받고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자료들을 찾아봤지만, 아쉽게도 정확한 국내 비닐 생산 관련 통계 자료를 찾기는 어려웠어요.
이에 비닐봉투 원료인 '폴리에틸렌(PE)'의 국내 생산량과 한해 비닐류 소비량 통계를 기반으로 1년 치 생산에 필요한 나프타의 양을 간접 추정해 보았는데요.
먼저 비닐봉투에 필요한 나프타 사용량을 추정하기 위해선 정확한 성분 정의가 필요해요.
일단 우리가 쓰는 비닐종류의 재료는 비닐이 아닌데요. 주 원료는 '폴리에틸렌(PE)'로 불리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이에요.
실제 비닐은 PVC 파이프 등을 제작할 때 사용되죠. 식품포장용기도 폴리에틸렌을 보통 사용해요. 즉, 생활 속 비닐은 사실 폴리에틸렌 제품이라고 보면 되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발표한 '2024년 식품 등의 생산실적 통계'에서 '허가품목기구 및 용기포장'에 사용된 PE의 양을 분석한 결과, 1년 간 국내서 허가품목기구 및 포장용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은 약 57만1,754톤으로 추정되요.
통상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나프타분해시설(NCC)'에서 공정과정을 거쳐 에틸렌을 만든 후, 폴리에틸렌으로 변환하면 최종 수율은 약 31~33% 수준인데요. 즉, 3톤의 나프타를 분해하면 약 1톤의 폴리에틸렌이 생산되는 것이죠.
이를 역으로 계산하면 국내서 허가품목기구 및 용기포장에 사용되는 나프타의 양은 약 170~180만톤으로 추정되요. 즉, 전체 나프타 공급 규모의 2.9~3% 정도가 생활용 폴리에틸렌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요.
이때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전국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매년 전국서 발생하는 비닐류 폐기물은 약 43만7,294톤인데요.
즉 순수하게 비닐봉투 폐기물만 따로 놓고 보면 전체 나프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5%에서 2.3%로 더 줄어들어요. 수치적으로만 보면 결코 작은 양이 아닌데요!!

하지만 종량제봉투와 마트 비닐봉투만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우리가 '대란'이라고 부를 정도로 심각한 위기는 아닐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에요!
정부 역시 비닐 대란 현상을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인데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비닐 대란 우려가 시작된 지난 25일 공식 설명을 통해 "기초지방정부별 종량제봉투 완제품 재고량은 전국 평균 3개월 분 이상으로 안정적 공급에 문제 없다"고 밝혔죠.
이재명 대통령 역시 3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쓰레기 봉투가 부족해 값이 오를 수 있으니 미리 사재기 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하지만 종량제 봉투는 행정처리 비용 조달을 위해 만든 세금과 같은 것이기에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지 않는다"고 밝혔어요.
또 지난 27일엔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한시 지정, 수출 제한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따라 나프타에 대한 '매점매석'도 금지된 상태죠.
화학산업계는 해당 조치가 나프타 수급에 나항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에 큰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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