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 악수 3초 안 받았다, 아쉬워서" 5이닝 던져도 팔팔, '어게인 2023' 그리는 이정용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이정용이 1군 복귀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이다. 중간에서 선발로, 다시 중간으로 보직을 오가면서 지쳤던 몸을 회복하고 기술적으로도 변화를 주면서 반등할 수 있었다. 5이닝 68구를 던진 이정용은 내심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고 싶었다. 김광삼 투수코치의 악수를 받지 않으면서 더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은 벤치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이정용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로 나와 5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회에만 안타 3개 볼넷 1개를 집중적으로 내주면서 먼저 2실점했는데, 2회부터 5회까지는 단 1피안타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으면서 선발투수 몫을 했다. LG는 '쌍둥이 킬러'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3점을 뽑아 이정용에게 승리 요건을 안겼다. 약셀 리오스(2이닝)와 김진성(1이닝), 손주영(1이닝)이 4이닝 무실점을 합작해 LG와 이정용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이정용에게는 16일 만의 1군 복귀전이었다. 이정용은 지난 3일 KT전에서 선발로 나왔다가 5이닝 6실점하고 패전을 안았다. 지난 4월말 선발 전환 후 첫 2경기에서 8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면서 로테이션에 안착하는 듯했으나 이후 불펜으로, 또 선발로 단기간에 보직을 바꾸는 과정에서 페이스가 떨어졌다.
5월 마지막 3경기에 선발로 나왔는데 한 번도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5회 전에 교체된 경기가 두 번이었다. 여기에 3일 KT전 6실점 패전은 1군 말소로 이어졌다. 이정용이 부상 아닌 부진으로 퓨처스 팀에 내려간 것은 데뷔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정용은 19일 경기를 마치고 "퓨처스 팀 내려간 시기에 컨디션이 떨어진 건 맞다. 많이 힘들었다. 너무 힘들다고 느꼈다. 그래도 내려가서 쉴 수만은 없었다. (피로를)신경쓰지 않아야 내가 덜 피곤하다. 내가 할 준비만 했다"고 말했다.
또 "(과거)퓨처스 팀에 있을 때 선배들이 커피 돌리고 하면 힘이 났었다. 그런 선배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가자마자 커피도 돌리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하면서 시간 보냈다"고 덧붙였다.

1회에는 상위 타순을 막지 못하면서 2점을 먼저 빼앗겼다. 이정용은 이때를 돌아보면서 "기술적으로 변한 것도 있고, 그립을 바꾼 것도 있다. 1회에는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안 맞으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1회를 어렵게 마친 뒤 2회부터 5회까지는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정용은 "2회부터 감을 찾으면서 공격적으로 들어가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예전 같았으면 또 안 풀리는구나 하면서 자책했을 것 같다. 2회부터는 첫 회에 올라가는 것처럼 마음가짐을 가졌다. 무너지지 않고 더 공격적으로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대체 선발(이정용)과 LG 킬러(벤자민) 맞대결이라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이겼다. 이정용은 "벤자민이 상대 선발이라는 걸 의식했다"면서도 "좋은 투수들만 계속 상대해서 (이번이 특별히 불리하다는)생각은 별로 안 했다. 승리투수를 하겠다는 생각도 안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 최대한 이닝 많이 먹자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5회까지 68구를 던졌으니 이닝은 더 책임질 수도 있었다. 이미 퓨처스리그에서 6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이정용은 교체 시점에 대해 "힘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감독님의 선택이었다. 투수코치님이 수고했다고 악수를 건네셨는데 한 3초는 안 받았다. 아쉬워서. 그래도 인정한다. 결정에 따라야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정용은 지난 2023년에도 불펜에서 부진하다 선발로 자리를 옮겨 LG의 정규시즌 1위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당시 첫 선발승 6번째 경기에서 나왔다. 올해는 7번째 선발 등판에서 첫 승을 안았다. 이정용은 "퓨처스 팀에 있는 동안 2023년에 잘했을 때 영상을 보게 됐다. 회상하면서 기분이라도 내려고 영상을 보고 있는데 또 공교롭게도 (잘했을 때)날짜가 비슷하더라. 그래서 시기상 지금부터 잘 풀리겠구나 하면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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