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더니]"벤츠가 벤츠했네" 10년만의 '완전 변경' 메르세데스-AMG GT 55 [CarTalk]
쏠림 작고, 폭발하는 듯한 배기음에
이용자 편의성 높인 '절충형' 디자인

고급 세단의 대명사 메르세데스-벤츠가 만드는 스포츠카 메르세데스-AMG GT. 고성능 차로서 탁월한 주행 성능을 뽐내지만 벤츠 특유의 주행 안정성이 특징인 차다. 2015년 1세대 국내 출시 이후 10년 만인 5월 내놓은 2세대 ‘완전 변경’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AMG GT 55)도 그렇다. ‘벤츠가 벤츠했네”란 표현이 어울릴 만하다.
경기 용인시 AMG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5월 29일 몰아본 AMG GT 55의 가속력은 나무랄 데 없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앞으로 치고 나가는데도 운전자의 불안감은 크지 않다. 급가속에도 차체 떨림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이 차를 모는 재미는 정통 스포츠카와는 약간 다르다.
오히려 푹 파여 몸을 감싸듯 안는 듯한 버킷 시트에서 가속 페달을 세게 밟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어, 벌써 시속 100㎞야?'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3.9초다. 급가속·급제동을 해도 변속과 구동을 자연스럽게 하는 벤츠 특유의 주행 성능을 뽐내는 것.
하지만 가솔린 모델 스포츠카에서 뿜어 나오는 폭발하는 듯한 배기음은 여전하다. 4L V8 바이터보 엔진, AMG 스피드시프트 MCT 9단 변속기를 넣어 최고 출력 476마력(ps)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엔진의 회전력이 가장 강할 때의 힘)는 이전 모델인 'AMG GT R'과 같은 71.4kgf·m다. 5단계 가변 리어 스포일러도 이 같은 주행 성능에 한몫한다.
곡선주로서 일부러 가속했더니…

곡선주로에서 일부러 가속을 멈추지 않고 직선주로에서 운전대를 좌우로 흔들어봤지만 쏠림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1,910kg의 공차 중량에도 가볍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강하다. 몸이 앞으로 쏠릴 때 안전벨트가 자동으로 세게 조이는 데서 속도를 실감할 뿐이다. 서스펜션에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 (Active Roll stabilization) 기능을 넣어 조향 시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Rolling) 현상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뒷바퀴가 최대 2.5도 좌우로 움직이는 ‘AMG 리어 액슬 스티어링’ (AMG rear axle steering) 기능까지 있다. 이는 저속 주행 시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급제동에도 차체가 밀리는 느낌 없이 멈추는 차다.
스포츠카는 고속 주행에 초점을 맞춰 장거리 주행에 중요한 이용자 편의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차는 스포츠카치고는 이를 두루 갖춘 편이다. 2인승이었던 이전 모델과 달리 '2+2 시트' 구조로 뒷좌석을 만들었다. 뒷유리와 트렁크 덮개가 일체형으로 위로 활짝 열려 짐을 싣고 내리기 쉽다. 뒷좌석을 접으면 골프 가방 2개를 세로로 싣고도 남을 만한 공간이 나온다.
차 안팎 디자인은 이 같은 편의성을 감안하면서도 스포츠카의 전통을 살린 절충형이라 할 수 있다. 큼지막한 벤츠 로고를 넣은 그릴은 세로 일자 형태로 띄엄띄엄 배치했다. 군더더기 없는 형태로 좌우로 널찍한 차체 크기를 더 도드라지게 한다. 보닛을 열면 엔진 룸에 이 차 엔진을 조립한 기술자의 이름이 새겨진 판이 나오는 점도 특이하다. AMG의 '1인 1엔진'(One Man One Engine) 원칙, 즉 기술자 한 명이 엔진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담했음을 증명하는 표지다. 긴 보닛과 21인치 휠, 파워 돔(보닛 위를 볼록하게 한 구조) 디자인도 정통 스포츠카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뒷 범퍼와 펜더(충격막이)는 곡선과 부피감을 강조해 경쟁 차종인 포르쉐 911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
좌석 위치가 이렇게 낮다고?

AMG GT 55는 타는 순간부터 사람을 놀라게 하는 차이기도 하다. 좌석 위치가 너무 낮아서다. 타고 내리는 데 불편할 정도지만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려는 스포츠카 설계로 볼 수 있다. D자형으로 작은 편인 운전대도 스포츠카의 정체성을 돋운다. 안으로 반원형을 그리며 파인 계기판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반면 애플 아이패드 형태를 닮은 11.9인치 LCD 엔터테인먼트·공조기 디스플레이는 생활 편의성을 감안한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 밝은 편인 시트 색감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차는 운전석 레그룸(좌석과 발 사이 공간)이 비좁다. 뒷좌석은 레그룸과 헤드룸(좌석과 천장 사이)이 모두 작아 덩치 있는 성인 한 명도 제대로 앉기 어려울 정도다. 연비(복합)는 6.5㎞/ℓ, 가격은 2억560만 원이다.

용인=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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