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 연약함을 받아들이는 진정성, 이동욱 작가

<안현정의 아트픽> : 안현정 미술평론가(예술철학박사, 성균관대 박물관 학예실장)가 추천하는 작가입니다.

풍선은 외압에 상응하는 내적 긴장감을 유지해야만 떠오를 수 있다. 풍선이 그 형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외부로부터의 압력을 같은 크기의 힘으로 견뎌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힘의 균형이 깨진다면 풍선의 형상은 유지할 수 없다. 풍선은 그 작고 약한 형상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의 균형을 맞춘다. 외압이 강해지면 풍선은 오그라들고, 내압이 강해지면 터져버린다.

두 가지 모두 풍선의 형상을 유지할 수 없으며, 그 본질인 떠오름을 할 수 없다. 그것은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내적 긴장감이며, 언제 그 존재가 소멸할지 모르는 강박적 불안감을 나타낸다.

그 모습은 마치 우리들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외력 앞에 선 우리들은 자신의 실존을 잃지 않기 위해 그 힘에 맞선다. 물러설 수도, 제압할 수도 없이 딱 그만큼의 힘으로만 버텨낸다. 우리들은 버텨내기 이외에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조금이라도 균형이 깨진다면, 실존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그 근원에 불안감을 품고 있다. 언제라도 균형이 깨져 자신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 끊임없이 긴장을 유지해야만 하는 불안감이다. 날 위에 서 있는 강박적 불안감이다. 그 불안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의 실존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풍선은 우리가 품고 있는 강박적 불안감의 현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선은 떠 오르고 우리의 존재는 이어진다. 절대적 소멸이라는 비극 앞에 덧없고 미약한 존재이지만, 어둠 속을 떠도는 미광의 반딧불처럼 스스로 존재를 밝히며 그 비극에 저항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풍선은 절망의 어둠 속에서 한 발을 내딛게 해주는, 연약하지만 실체를 가지고 있는 희망이다. 풍선 그림은 이런 존재의 불안을 풍선에 비유해 회화적 언어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표현된 감정은 그 자체로 순화의 기능을 가진다.

곧 내가 풍선을 그리는 이유는 존재가 내포한 불안의 환기를 위한 제의적 성격을 띠고, 그럼으로써 존재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의례로서 작용하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Remains of light

181x227cm(150F)_oil on canvas_2023

Untitled

53x33cm(10M)_oil on canvas _2024

What if we lose again

70x90cm(30F)_oil on canvas_2021

도엣궤

86x110cm(60F)_oil on pannel _2023

도틀굴

90x65cm(30P)_oil on canvas _2023

만발

100x130cm(60F)_oil on canvas _2022

블루, 그리고 다시 블루

194x130cm(120F)_oil on canvas_2022

안녕이라 했었던 그날도

90x72cm(30F)_ oil on canvas_2022

이방인의 축제

227x362cm(500F)_oil on canvas_2019

이제는 당신의 이야기

72x90cm(30F)_oil on canvs_2021

안현정(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제 그림을 보는 분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의 연약함에서 벗어나 두둥실 날아오를 수 있는 실체적 희망과 만나길 바랍니다.” - 이동욱

이동욱 작가는 풍선의 아름다운 형상과 함께 ‘현실을 극복하는 다부진 힘’을 그린다. 최근작에서 힘의 균형을 통한 아름다운 여유가 느껴지는 이유는 자신의 현재와 과거의 아픔을 ‘실체적 희망’으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매경이코노미 김소연 편집장은 “풍선은 외압에 상응하는 내적 긴장감을 유지해야만 떠오를 수 있다.”고 표현한다. 내적 긴장감이 일종의 강박이라면, 이를 작품의 영감으로 옮기는 에너지가 작가 내면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빨간색 풍선을 초심(初心)으로 연결한 작가는 ‘동아시아 관계 미학(Relational aesthetics of East Asia)’을 자연스레 작품과 연동한다. 원급법을 배제하고 모든 지위를 동일하게 배치한 풍선들의 조화는 작가가 한국미감을 충실히 획득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고통받던 젊은 날, 풍선을 그리면서 안정된 작가로의 길을 찾게 된 것도 ‘작가와 작품이 일체적 관계’ 안에 존재하는 이유이다.

풍선의 균형, 극복과 실체적 희망의 상징

풍선은 정말 가볍고도 피상적인 존재일까. 이동욱은 이를 실체적 희망 속에서 재해석한다. 현실적 사건이나 두려움보다 이를 둘러싼 공간을 배경에 두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풍선이 작가 자신이라면, 배경이 되는 공간은 연약함을 극복하는 희망의 배경이 되는 셈이다.

제주 4.3사건과 작가의 공통점은 폐허가 되었던 공간이 숲으로 재생된 다는 것이다. 27살 때 공황으로 무너졌던 자신이 풍선 그림을 통해 이를 극복한 것과 동일한 논리다. 작가에게 실체란 극복이다. 자신을 극복의 공간에 위치시켜, 꿈을 머금고 두둥실 떠오르는 풍선과 같은 희망과 만나는 것이다. 그 안에서 ‘빨간 풍선’은 초심과 현실에의 연결이다.

작가에게 빨강은 동아시아의 낙관(印章)문화의 연결이자, 사인이고 의지의 표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작품에는 빨간 풍선이 자리한다. 서사의 변화 속에서도 변치 않는 풍선의 본질은 무너졌던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작업하는 초심’안에 있다는 것이다.

풍선은 연약한 내면을 가진 다양한 우리와 같다. 어우러질수록 두둥실 떠올라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시너지’를 내는 매개체라는 것이다. 작가는 다색(多色)의 풍선들을 “우리의 초상이자 군상의 은유”라고 말한다. 삶의 서사들이 한데 모여 인간다움을 드러내듯, 풍선의 색은 다채롭게 어우러진 삶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형식과 내용의 균형을 통해 작품의 분위기를 구성한다.

그 안에서 색보다 구체적 의미를 갖는 것이 풍선의 묘사방식이다. 원근법이 배재된 중첩된 평면성, 붓질을 대체한 에어브러쉬의 사용 역시 위계를 벗어난 ‘균형 어린 작가의 인간관’을 보여준다. 이동욱은 이를 “인간의 동일성”과 매칭한다. 우리 개개인의 개성은 다양(풍선의 색) 하지만 근저에 깔린 인간 존엄적 가치는 동일(풍선묘사)하다는 것이다.

곶자왈 시리즈와 하남시대, 치유과 극복의 자화상

작가는 20대 후반 찾아온 우울증과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풍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흔히 회자 되는 결과 중심적 그림이 아니라, 인생을 머금고 깨닫는 과정 속에서 보는 이들에게 치유되는 그림으로 기억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풍선은 일종의 “긍정적 환영”이 아닐까 한다. 20~30분도 집중하지 못하던 작가는 풍선을 그릴 때는 12시간 이상을 집중해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캔버스에 가득 찬 풍선, 이는 위안의 덩어리이자 “실체가 있는 희망”이다.

이동욱은 ‘피상적인 희망’과 ‘실체적 희망’ 사이에서, 언어 너머의 깨달음을 풍선 안에 담는다. 또한 살아내기 위해 온힘을 다하는 존재들, 연약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존재들을 배경으로 삽입한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달리는 노루의 치열함, 새벽과 아침/낮과 밤의 경계에서 오는 빛의 생존(노을빛 같은)은 그래선지 풍선과 어우러졌을 때 더욱 아름다운 관계를 이룬다.

풍선하면 떠오르는 예쁜 색의 매혹, 하지만 작가의 매력은 다양한 이슈들과 연결한 ‘다름사이의 공유’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예를 들어 제주도 4.3 사건의 참사가 있던 ‘연약한 상태의 굴’(역사현장으로서의 과정)은 ‘아름드리 숲’(현재로서의 결과)으로 재생되는데, 작가는 이 안에서 발견한 변주의 미학을 작품에 반영해 ‘재생=다시 일어서는 힘’으로 실체화시킨다.

그렇게 탄생한 <곶자왈 시리즈>는 빛이 들어오지 않는 동굴의 어둠을 그림 속에서나마 금박과 벚꽃이 어우러진 ‘위로하는 숲’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사고나 전쟁 이미지를 보여주는 초기 작업이 ‘불안’ 그 자체를 상징했다면, 근작인 <곶자왈 시리즈>는 ‘불안을 극복한 자기 통찰’을 보여준다. 작가에게 실체적 희망이란 ‘숲과 풍선’처럼 “연약하지만 그 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 일으켜 세우는 힘”이다. 치유이자 재생으로 연약함을 극복하는 것이다.

대전과 성수동에서의 20여 년을 지나 들어온 20 여평의 하남작업실, 작가는 이 공간에서 숲과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혼자쓰기에 적당한 요람”이라는 표현처럼, 자금과 사정에 따라 움직이는 불가항력적 선택이 아닌, 작은 공간임에도 안정감 속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내는 실체적 희망을 꿈꾸는 것이다. 그러한 진정성은 풍선을 가능성의 영역으로까지 확장한다.

작가는 풍선이 불현듯 찾아온 것처럼, 삶의 갈림길 속에서 누군가 가져다 놓은 선물 같은 우연을 꿈꾼다. 우연한 만남 속에서 삶의 형식과 작업이 일체화된다면 언제든 작업은 진정성 있는 결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받아들일 줄 아는 겸손함, 연약함을 힘으로 바꾸는 에너지’ 작가에게 풍선은 균형 있는 우리를 매개하는 이동욱의 자화상이 아닐까 한다.


이동욱 작가


충남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3년 Clinamen(안양 온유갤러리)
2023년 희망설화(서울 kp갤러리온) 2023년 SPRING FESTA(서울 맥인아트갤러리)
2022년 블루, 그리고 다시 블루(서울 카라스갤러리)
2022년 이동욱 개인전(경기 아트리에본점)
2018년 풍선등화(서울 아트스페이스벤)
2018년 밝힐 수 없는 이야기(안양 온유갤러리)
2016년 당신의 자리(서울 뮤온예술공간)
2012년 이동욱개인전(두바이 오페라갤러리)
2010년 이동욱개인전(서울 오페라갤러리)
2010년 선물(서울 까르띠에매장)

<기획전>
2024년 그리다 꿈꾸다(대전 아트센터쿠)
2024년 세상과 함께 산다는것(대전 이응노미술관)
2023년 Re;( )(서울 케이옥션)
2023년 Winter Masterpieces(서울 선갤러리)
2023년 Happy HeArt(서울 갤러리일호)
2023년 나누는 기쁨전(서울 갤러리컬러비트)
2022년 Youthful22(서울 갤러리초이)
2022년 Meet up art fair (서울 꼴라보하우스)
2022년 Colors of Happiness(서울 갤러리 526)
2022년 A piece of Hope2(서울 space R)
2022년 인기작가 3인전(서울 갤러리온)
2022년 지금 만나러 갑니다(서울 갤러리두)
2022년 7월의 신부(서울 뮤움예술공간)
2022년 ARTS(서울 서울클럽)
2022년 The Collection(서울 더현대서울)
2022년 A piece of Hope(서울 갤러리라메르)
2021년 이태원클라쓰(서울 카라스갤러리)
2021년 회화 무빙 이미지전(서울 서울로미디어캔버스)
2021년 카라스갤러리X구스테이크 콜라보전(서울 이태원)
2021년 Winter Masterpieces(서울 선갤러리)
2020년 Life time long with art(서울 바디프랜드사옥)
2020년 Winter Masterpieces(서울 선갤러리)
2020년 Remind:Pakyoung(서울 갤러리박영)
2019년 김지아나&이동욱 2인전(서울 가모갤러리)
2019년 시작의 힘(서울 강동아트센터)
2019년 fantastic utopia (대구 수피아미술관)
2018년 봄을 기다림(서울 갤러리연우)
2018년 HOPE&DESIRE(서울 카라스갤러리)
2018년 아트경기(경기도순회전) 외 다수

<아트페어>
2023년 BAMA(부산 벡스코)
2022년 BAMA(부산 벡스코)
2021년 화랑미술제(서울 코엑스)
2021년 아트부산(부산 벡스코)
2021년 뱅크아트페어(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
2021년 울산아트페어(울산 울산전시컨벤션센터)
2018년 유니온 아트페어(서울 s펙토리)
2017년 KIAF(서울 코엑스)
2017년 서울 아트쇼(서울 코엑스)
2016년 KIAF(서울 코엑스)
2016년 아트 사우스햄튼(미국 사우스햄튼)
2016년 어포더블 홍콩(중국 홍콩)
2016년 G-서울 아트페어(서울 ddp)
2016년 어포더블 싱가폴(싱가폴) 외 다수

<꼴라보레이션>
2015년 스누피 65주년(서울 에비뉴엘 롯데월드점)

<공모 및 프로그램 선정>
2015~16년 차세대 artistar 3기(대전 대전문화재단)

<작품소장처>
골프존 조이마루, 오페라갤러리(서울, 두바이, 싱가폴), 박영장학문화재단,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외 다수

청년타임스 정수연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