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치솟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정의선 회장 지분승계·상속세 재원 되나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정의선 회장의 그룹 지분 승계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상장할 경우 2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정 회장이 향후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현대차그룹 지분을 상속받을 때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동작영상. / 보스턴다이내믹스

이와 관련, 최근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와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상장 추진을 시사하기도 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포함한 IPO를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2.6%를 보유중이다. 또 현대차그룹 투자법인 HMG 글로벌이 56.4%, 현대글로비스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11.3%, 9.7%를 갖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와 관련, KB증권은 전날 리포트에서 향후 생산량과 매출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128조원으로 평가했다. 이 증권사는 2035년 휴머노이드 시장이 연간 96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시장 점유율 15.6%(150만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미국 테슬라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보스턴다이내믹스 시장가치를 993억달러(약 146조원)로 평가했고, NH투자증권은 2027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영업가치를 53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증권가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상장할 경우 정 회장의 지분 승계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크게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고리의 핵심은 현대차 지분 22.36%을 보유한 현대모비스다. 그러나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0.33%에 불과하다.

정 회장은 현대차 지분 2.73%, 기아 지분도 1.78%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룹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추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과 증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만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은 정 회장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가치가 7조원을 넘어서면서 단순 상속세율 60%를 적용하면 4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부담해야 한다"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는 정의선 회장의 재원 마련의 근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대미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이 그룹 차원의 자금 운용 여력을 넓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하는 등 4년간 미국에 260억달러(36조153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