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민간고용 증가 3년7개월래 최소…'빅컷 관건' 비농업 고용지표 주목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이 3년 반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하면서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공개되는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에서도 냉각 신호가 감지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9월 미국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9만9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4만명을 크게 밑도는 것이며 지난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임금 상승률도 2021년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고용 증가 수도 기존의 12만2000명에서 11만1000명으로 하향조정됐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년간 큰 폭으로 성장한 이후 고용시장의 하향세로 인해 고용이 정상적인 수준보다 둔화됐다”며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지표는 팬데믹 이후 급격히 둔화한 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임금 상승률”이라고 지적했다.
ADP 민간기업 고용지표는 총2500만명의 직원을 둔 미국 민간 기업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다만 민간정보업체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해서 미 정부가 집계하는 공식 지표와는 차이가 있으며 정확도도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미 고용시장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월25~31일 22만7000건으로 집계돼 일주일 전보다 5000건 감소했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월18~24일 주간에 183만8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2만2000건 감소했다. 이는 6월9~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들이 높은 비용과 고금리로 근로자를 노골적으로 해고하는 것을 주저하며 채용을 축소하고 있다”며 “이번 민간 고용 데이터는 노동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이는 가격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력조달업체 챌린저, 개리 앤 크리스마스가 공개한 보고서에서는 올해 들어 8월까지 미국 기업 채용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FWDBONDS의 크리스토퍼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인 공고가 줄어들면서 고용 둔화 조짐이 있지만 실제로 일자리가 감소하기 전까지는 경기 침체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연준이 뒤처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음 날 나오는 미 노동부의 8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에서 미 노동시장에 대한 보다 정확한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약 16만5000건을 기록하고 실업률은 4.2%로 전월 대비 0.1%p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농업 신규 고용이 예상치를 하회하거나 실업률이 4.4% 이상으로 올랐을 경우 연준의 빅스텝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와 루빌라 파루키 이코노미스트는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ADP 수치가 내일 우리가 보게 될 고용 보고서를 정확하게 예견한다면 실업률은 상승하고 노동시장이 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연준이 보고 싶어하는 그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 가필드 레이놀즈 MLIV 서베이 팀장은 “금요일은 고용보고서가 시장에 큰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채권시장이 연준이 다가오는 완화 사이클을 0.50%p 인하로 시작하거나 시작 직후에 이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하 역사에 비추어 보면 채권 강세론자들이 너무 성급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