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미리 넣어야되나”…중동 화약고 터지자 국제유가 또 불안불안
당초 이란의 핵시설 공격을 고려했던 이스라엘이 대안으로 에너지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이 발작한 영향이다. 이란의 원유생산량은 세계시장에서 3~4%에 불과하며, 서방국가의 제재로 공급이나 가격이 큰 영향을 못미치지만 중동 원유의 핵심 해양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위협받는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정유시설 타격 가능성에 ‘논의중’이라고 답변하면서 글로벌 원유가격이 5%이상 뛰었다. 1일 기준 올해 최대폭의 변동이다.
서방국가들이 중동확전 우려로 보복공격에 반대하고 있고, 미국도 공격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및 저항의축 세력들이 통제불가능의 수준으로 공격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FT와 인터뷰한 한 유럽 외교관은 “이스라엘이 공격자제요청을 받았지만 이를 충족시킬거라는 보장이 없고, 이런 사건에 적은 영향력밖에 미칠 수 없는 것이 우울하게 느껴진다”고 비관론을 내놨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중동 두바이유 현물 4.15% 상승한 76.67달러로 한달새 가장 높은 가격으로 올라섰으며,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선물은 5.15%오른 73.71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유럽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선물도 5.03% 상승한 77.62달러로 올랐다. 지난 3거래일 간 주요 원유시세는 7~8%가량 우상향하고 있다.
암리타 센 에너지애스펙트 책임자는 “이스라엘이 이란 정유시설을 공격하고, 이란이 재차 에너지인프라를 보복할 경우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며 “세계석유시장이 수출차질우려로 변동성 위기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전쟁까지 2개의 대형전쟁이 터지면서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원유가격은 올해들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우려로 지난달 60달러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산유국들도 경제성장을 위해 생산량 감축보다는 확대에 나서면서 유가를 더욱 떨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중동전쟁이 에너지인프라 타격으로 이어질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
문제는 이란 남부에 위치한 호르무즈해협이다. 인근 사우디,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 등 산유국이 페르시아만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는 핵심 수송로로 중동 원유의 30%이상이 이 해협을 거친다. 국내로 수입되는 중동원유의 약 70%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이 본격적인 전쟁에 뛰어들거나, 공격에 대한 보복을 위해 이 해협을 차단할 경우 전세계 공급망이 마비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로 비야르네 쉴드롭 스웨덴 SEB은행 수석 상품 분석가는 “이스라엘이 실제 이란 석유 시설을 폭격하면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전쟁일 시작했던 2022년에도 유가는 최대 배럴당 120달러에 그쳤고, 미국의 셰일가스 확대와 산유국들의 정유공장 증가로 과도한 상승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남부 접경지 일대 헤즈볼라 근거지 200곳이상을 타격하며 전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정보본부 소속 테러 요원과 정보수집 수단, 지휘센터, 추가 테러 기반 시설 등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이스라엘군이 사망한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의 뒤를 이을 수 있는 그의 사촌 하심 사피에디을 겨냥해 대규모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보건당국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37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또, 헤즈볼라측은 국경지역 교전에서 이스라엘군 17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지상작전에서 8명이 사망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도 공습을 가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을 유대교 새해명절이 끝나는 이달 4일(현지시간) 일몰이후에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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