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중동에 주재관 '0명'…천궁-Ⅱ 수출국에도 상주 인력 없어

정부가 '방산 4대 강국'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재외공관을 수출 지원 거점으로 쓰겠다고 밝혔지만, 최대 수출 시장인 중동에는 방위사업청 상주 인력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외공관 주재관 365명 가운데 방사청 출신은 단 1명이다. 그마저도 중동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배치돼 있다. 국산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 수출 계약이 체결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는 계약 이행을 관리할 상주 인력이 없다. 수출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과 현장의 간극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365명 중 단 1명"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외교부·방사청·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재외공관 주재관 365명 중 방사청 출신은 1명이다. 원소속 부처별로는 산업통상부가 47명으로 가장 많고 문화체육관광부 23명, 국토교통부 20명이 뒤를 이었다. 방사청 출신 1명은 자카르타 대사관에서 현지 방산 동향 파악과 국내 업체 진출 지원을 맡고 있다. 주재관은 각 부처 공무원이 재외공관에 나가 소관 분야 업무를 처리하는 자리다.

"임용령에 방위산업이 없다"

제도의 공백은 재외공관주재관 임용령에서도 확인된다. 임용령은 주재관 업무를 경찰·산업통상자원·문화홍보 등 21개 분야로 나누고, 외교부 장관이 분야별 직위를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21개 분야에 '방위산업'은 들어 있지 않다. 방사청은 방위산업 분야를 신설해 수출 지원과 계약 이행 관리를 전담할 전문 주재관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분야 자체가 없으니 자리를 요구할 근거도 마땅치 않은 구조다.

"파견 13명, 외교관 신분은 없다"

방사청이 주재관과 별도로 해외에 내보낸 인력은 13명이다. 미국 9명은 미국 무기 도입 사업 관리와 대미 수출 지원을 맡고, 폴란드 3명과 프랑스 1명은 폴란드 수출 계약 이행을 지원한다. 다만 이들은 정식 주재관이 아니어서 외교관 신분이 없다. 방사청은 유럽 파견 인력에 대해 "원활한 방산협력 활동을 위해 외교관 신분 부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반면 천궁-Ⅱ 계약이 체결된 사우디와 UAE에는 상주 인력 자체가 배치돼 있지 않다.

중동은 천궁-Ⅱ를 비롯한 한국산 무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시장이다. 계약을 따내는 일만큼 이행을 관리하고 후속 물량을 이어가는 일이 중요해진 국면에서, 현장에 사람이 없다는 지적은 가볍지 않다. 방사청이 요청한 '방위산업' 주재관 분야 신설이 받아들여질지가 다음 관문이 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뉴스1·한화시스템,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