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별들의 전쟁] 박종문號 삼성증권 실적 주춤…디지털WM서 돌파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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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CEO들의 공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하반기 주요 이슈(디지털전환, 세법개정 대응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시험대에 오른 CEO의 리더십으로 풀어냅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가 취임한 첫 해였던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 꺾인 모습이다. 사업부문별로 봤을 때 기업금융(IB)부문이 주요 딜 일정들이 연기된 탓에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간 가운데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과 자기매매부문이 크게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박 대표의 미래먹거리 창출에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박 대표는 삼성생명 소속이었을 당시 금융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TF)를 이끌며 삼성금융 계열사 전반의 미래먹거리 창출에 앞장서 왔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기존의 주력사업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관리(WM)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함께 발행어음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다.

사업부문별 성적표…IB 정체·S&T 및 자기매매 급감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사업부문별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을 봤을 때 IB부문은 상반기 누적 11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3억원) 늘어난 수준으로, 예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분기별로 나눠 보면 1분기는 양호했지만, 2분기 주요 딜이 부재한 영향이 컸다. 삼성증권은 2분기 대형 IPO 딜이 부진한 가운데 한화솔루션 구조화금융, 지씨지놈·대신밸류리츠 IPO 주관, 케이지에이 스팩상장 등을 마무리하며 2분기 동안 총 733억원의 수수료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2분기 963억원 대비 23.9% 부진한 성적표다.

S&T부문과 자기매매부문은 삼성증권의 운용자산(AUM) 가운데 채권 비중이 높았던 탓에 금리인하기와 맞물려 운용손익 자체가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누적 삼성증권의 S&T부문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은 전년 대비 61.4% 급감한 4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 사업부문 내에서 차지하는 수익 비중도 12.1%에서 4.9%로 축소됐다.

특히 자기매매부문은 적자전환했다. 자기매매부문은 삼성증권 자체적으로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상품을 운용하는 사업부문인데, 올해 상반기 동안 13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15억원 순손실에 이어 2분기 124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운용손익 부진은 다른 증권사들보다 AUM 중 채권 비중이 높아 증시 개선 수혜 영향이 적었던 영향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제작 = 임초롱 기자

다만, 위탁매매(브로커리지)부문이 12.4% 증가한 4176억원으로 그나마 상쇄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증시 활성화와 대선 이후 거래대금 증가 영향으로 성장세가 이어졌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는 자산 1억원 이상 고객 수가 올해 1분기보다도 4만명 늘어난 30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고객의 총자산 역시 356조2000억원으로 성장세를 지속했다.

이밖에 선물중개업부문은 4.6% 늘어난 496억원, 해외영업부문은 15.4% 증가한 50억원, 기타부문은 9.6% 증가한 418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실적이 꺾인 요인은 S&T부문과 자기매매부문 부진 탓이었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미래먹거리, 디지털연금·발행어음 방점

삼성증권의 이같은 성적표는 분기별로 쪼개봤을 때 1분기보다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분명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WM부문은 자산 1억원 이상 고객수 및 고객 총자산 증가로 자산관리 비즈니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본사영업도 전분기 대비로는 실적이 개선돼 향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같은 환경을 고려해 미래 먹거리 창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삼성생명 소속이었을 당시에도 금융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사업부문별 TF 체제로 운영돼왔는데,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도 그 중 하나다. 박 대표는 미전실에서 금융경쟁력제고TF로 자리를 옮겨서도 삼성금융 계열사 전반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왔다.

삼성증권은 하반기에도 기존의 주력사업인 브로커리지를 바탕으로, 주력 상품인 연금과의 시너지 강화를 통해 디지털 자산관리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외사 제휴를 통한 투자정보·콘텐츠 확대, 플랫폼 거래 편의성 개선 등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연금 시스템·프로세스를 개선해 디지털 고객 대상 개인형 연금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또 mPOP, 모니모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채널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AI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확보해 AI 인프라를 확대하고 업무지원 AI 챗봇 등을 마련해 AI 기반 일하는 문화를 구축할 예정이다.

발행어음 사업 인가에도 도전장을 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만 영위할 수 있는 발행어음 사업자가 되면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삼성증권은 2017년 초대형 IB로 지정됐으나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이유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가 중단됐었다.

현재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을 포함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한 증권사들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 발행어음 신청 이후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마무리까지 두 달 정도가 소요된다. 이후 실사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거쳐 금융위원회가 최종 결정하게 되는 만큼 이르면 10월 말 신규 발행어음 인가 사업자가 나올 전망이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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