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Futures] KIA 타이거즈 김태형

그래도 스물이어라

김태형의 스물은 시작과 동시에 강렬했다. 신인 중 유일하게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지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선배들의 장난기를 눈치채기란 그에게 상상 불가한 영역이었다. 그렇게 전 구단 팬들에 알려질 만큼 화려한 신고식을 치르며 맞이한 첫 시즌. 모든 초년생이 느끼듯 야구도, 사회생활도 쉽지 않았다. 기껏해야 한두 살 차이 나던 형들을 상대하던 학창 시절에 반해 훨씬 큰 어른들을 마주해야 했고, 야구도 의욕만큼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낯선 세상에 적응하던 새 금방 1년이 흘러 달력이 바뀌었다. 12월생인 김태형은 올 시즌이 끝나도 만 열아홉이다. 생애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이 소년의 야구 인생 출발점에 여러분도 함께 서 보지 않겠는가.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Seohyeon Kim Location Gwangju-Kia Champions Field

덕수고 시절 찍은 153호(24년 1월 호) 이후로 오랜만에 만나요! 어떻게 지냈어요? (1월 15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KIA 타이거즈 이제 2년 차 투수 김태형입니다. 입단하고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다고 느껴져요. 한 것도 크게 없는 느낌인데 벌써 두 번째 스프링캠프를 갈 때가 왔고요.

새해 일출은 봤나요?
가족끼리 다 같이 장성군에 있는 댐에 다녀왔어요. 아빠가 알아본 데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막상 도착하니 날씨가 별로라서 일출은 못 보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포기하고 집에 돌아가려는데 해가 딱 떠서 볼 수 있었어요. (그 댐이 일출 명소예요?) 저도 처음엔 그런 데로 간대서 의문을 가졌는데 아빠가 믿고 따라오라 했거든요. 그래도 거기 일출을 보러 온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떡국도 주던데요? 그래서 소원도 잘 빌고 왔습니다.

소원은 어떤 걸 빌었어요?
올해 꼭 1군에서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보내게 해 달라고 했고요. 그리고 동생이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되거든요.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에 잘 들어갈 수 있길 빌었어요. 마지막으로 부모님도 지금처럼 건강하게 잘 지내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2025년 마지막 날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그림판으로 직접 쓴 듯한 메모를 다들 귀여워하더라고요.
그때 한창 형들이랑 친구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글을 올리길래 저도 해 보고 싶었거든요. 뭔가 남들과는 다른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메모장으로 손글씨를 써 봐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 이게 저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면 매년 숫자만 바꿔서 기록해도 되니까요. 그래서 특이하게 해 보려고 생각해 낸 거였어요.

변우혁이 김태형에게 새해 연락을 못 받았다고 하던데, 따로 새해 인사를 보낸 팀 선배도 있어요?
엇… 그렇게 해야 선배들이 좋아하시는지 몰랐어요. 아직 사회생활에 적응을 못 했나 봐요. 내년에 해 보겠습니다. (설날에 하면 되겠는데요?) 원래 설날에도 인사하는 거예요? 그때는 스프링캠프로 다 같이 있을 텐데, 따로 연락하면 애매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쑥스러워서 그런 거 잘 못 하긴 하는데, 한번 노력해 보겠습니다.

#두바이 쫀득 먹짱

두바이 쫀득쿠키를 찍어서 올린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봤는데 후기가 궁금해요.
그 전에 한두 번 먹어 본 적은 있는데, 일요일이 쉬는 날이기도 하고 집에서 할 게 없어서 심심했거든요. 인스타그램에서 릴스를 보는데 실시간으로 재고를 알려 주는 ‘두쫀쿠 맵’이 생겼다는 거예요. 깔아 봤더니 집 근처 카페에 100개가 있다고 뜨더라고요. 그래서 아빠한테 사러 가자고 해서 갔더니 없었어요. 재고 반영을 안 하셨대요. 그래서 두쫀쿠 맵을 다시 보니 상무지구 쪽에 재고가 80개 정도 남아 있는 카페가 있대서 출발하려던 순간에, 바로 근처에 100개, 200개가 있다는 가게가 또 뜨길래 신나서 세 군데를 들러 4개씩 총 12개를 사 버렸어요. 재고 알림이 뜬 순간 곧바로 간 거라 의외로 사기 쉽더라고요.

맛은 어땠어요?
가게마다 달랐어요. 맛있는 건 엄청 맛있었는데 실망스러웠던 곳도 있어요. 마시멜로 부분이 너무 두껍고 카다이프는 조금만 들어있던 곳도 있었거든요.

‘광주 두바이 쫀득쿠키 맛집’으로 소개할 만한 곳도 있었나요?
제일 맛있게 먹었던 곳은 ‘카페 무난’ 거였어요. 상무지구 쪽에 있는데, 한 알에 5,500원으로 가격도 세 군데 중에 가장 저렴했어요. 저는 카다이프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에 녹진하게 섞인 스타일을 좋아해요. 근데 품절 걱정 없이 사려면 12시에 가야 해요. 두쫀쿠 맵에서도 12시에 새로 고침이 되거든요.

그날 사 온 건 다 먹었어요?
아뇨. 양가 할머니 댁이 광주랑 장성군이어서 다들 가깝거든요. 그래서 6개는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드리고 남은 6개를 집에 가져와서 동생이랑 조금씩 먹고 있어요. (할머니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요즘 유행하는 음식이라고 가져다드렸는데, 할아버지랑 맛있게 잘 드시던데요?

갸티비에서 바비큐를 먹으러 간 영상을 보니 유치원 시절에 편식 없이 잘 먹었다던 댓글이 있던데, 실화인가요?
그랬나…? 제가 양파를 먹은 지 얼마 안 됐거든요. 고등학생 때 구운 양파를 처음 먹기 시작해서 이제야 생으로 먹을 수 있게 됐어요. 다른 채소들도 고기랑 같이 구워서 먹기 시작해서 최근에야 생채소로 넘어가고 있고요. 마늘, 양파 다 고기랑 구운 걸 먹어 보면서 시작했어요. 근데 저 아직도 편식 많이 하는데?

어떤 걸 편식해요?
오이나 가지, 당근은 안 좋아해요. 비빔밥처럼 다른 음식 사이에 껴 있으면 건강 때문에라도 억지로 먹긴 하는데 제가 일부러 찾아 먹진 않아요. 김밥에 들어간 오이도 그냥 먹긴 하는데, 한 번씩 빼기도 하고요. 여하튼 댓글에 있던 얘기는 제대로 기억이 안 나지만, 편식을 꽤 합니다.

#우와! 데뷔!

응원하던 팀에 입단해 첫 시즌을 무사히 보낸 후기를 듣고 싶어요.
입단하고 바로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싶었지만, 초반에는 퓨처스리그에서도 힘든 시간을 오래 보냈고요. 함평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지내다가 후반기에 제가 어떤 한 포인트를 딱 느꼈어요. 그걸 떠올리며 계속 연습하다 보니 구위도 올라오고 경기 운영 능력도 향상됐습니다. 그렇게 몸 상태가 괜찮아질 때쯤 운 좋게 확장 엔트리가 시행되면서 1군에서도 제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었어요. 그렇게 시즌 후반에는 제 구위와 구속을 잘 보여 드렸고, 이닝도 길게 가져갔다고 생각해서 어느 정도는 만족했습니다.

한 시즌을 치르며 어려운 건 뭐였어요?
고등학생 때는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시키시는 걸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됐거든요. 근데 프로에 오니 제가 해야 할 걸 직접 찾아서 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어요.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코치님들이나 선배님들께 뭐든지 여쭤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질문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그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듯해요.

활약한 날의 영상은 자주 보는 편인가요?
부모님이 제가 야구하는 걸 좋아하셔서 집에서 한 번씩 봐요. 가족끼리 밥 먹을 때도 가끔 틀어 두고요. 잘한 날의 영상만 찾아봅니다.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9월 16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의 하루를 복기해 볼까요?
우선 선발로 나가는 것 자체가 정말 꿈만 꾸던 순간이라 전날 밤에 설레면서도 긴장돼서 잠이 잘 안 왔어요. 눈을 뜨고부터는 빨리 경기 시간이 다가왔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긴장되거든요. 그래서 오전은 집에서 쉬느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고요. 야구장에 나와서는 떨고 있었는데 막상 몸을 풀고 캐치볼을 하니까 밸런스도 좋게 느껴지고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긴장이 풀려서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의외로 담담했어요. 경기가 끝나고는 아쉬움도 있었죠. 그날 4이닝 1실점을 했잖아요. 5이닝을 못 채운 것도 아깝고, 1점을 내준 것도 속상했어요. 다음에는 5이닝도 채우고, 승리도 챙기고 싶었는데 아직 못 했네요.

첫 승을 올리게 되는 날과 첫 선발 날을 비교하면 언제가 더 설렐 것 같아요?
경기에 올라가 공을 던지는 건 다 비슷해서 첫 선발 등판은 크게 특별하지 않았어요. 상상해 보면 첫 승 올리는 날 기분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물세례도 맞아 보고 싶고요.

스스로 큰 무대에서 강하다고 했는데, 그렇게 느낀 이유가 궁금해요.
고등학교 다닐 때 ‘최강야구(현 불꽃야구)’에 출연해서 선발 투수로 올라갔는데, 고척 스카이돔인 데다가 만원 관중이었거든요. 거기서 5이닝 무실점을 했어요. ‘나 큰 무대에서 강하구나~’ 하고 혼자만 생각했죠. (왜 그게 혼자만의 생각이에요?) 아직 증명하지 못했잖아요. 프로 무대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 드리면 그때 모두가 알게 되지 않을까요?

상대 타자들에게 마운드 위에서의 김태형은 어떤 이미지라고 생각해요?
지난 시즌에는 제가 신인이니 처음 본 투수였잖아요. 후반기에는 컨디션도 괜찮아서 공도 쭉쭉 오고 하니 상대 타자들이 잘 못 친 거였겠다고 봐요. 새 시즌부터는 다른 팀에서도 저를 분석할 테니 좀 더 정교하게 투구해야 할 것 같아요. 경기 운영적인 부분에서도 더 성장해야 하고요.

경기 운영 능력은 타고나는 거라고들 얘기하잖아요. 자신의 운영 능력은 어떻게 생각해요?
그래도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정)현우(키움 히어로즈)랑 어려운 상황에 많이 올라갔거든요. 위기일 때마다 승계 주자를 막고 내려온 기억이 있어서 그런 건 익숙하고요. 경기 운영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마운드 위에서의 이미지 트레이닝은 어떻게 해요?
생각을 많이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요. 작년까지는 정말 미트 가운데만 보고 던졌어요. 그랬는데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거나, 존에 걸치기도 하면서 다행히 잘 풀렸던 듯해요.

지난 153호(24년 1월 호)에서 함께 인터뷰했던 정현우가 ‘태형이는 깊게 고민하지 않고 운동해도 결과가 나오는 선수’라고 하더라고요.
현우 말이 맞습니다. 반대로 현우는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에요. 투구폼이나 이론적인 걸 정교하게 다 알고 있는데 저는 그쪽으론 해박하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서로 느끼는 것들을 자주 공유하고 있어요. 저도 현우의 지식을 반만 갖고, 현우도 시합할 때 크게 고민하지 않는 저를 닮으면서 반반이 되면 딱 좋을 거예요.

#사회생활에도 적응 중!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깜짝 카메라의 피해자(?)가 되면서 전 구단 팬들에게 관심받기 시작했잖아요. 그때 마음은 어땠어요?
그렇게 크게 신경 쓰진 않았어요. 누군가는 다 한 번씩 울어 봤을 테니까요. 선수 생활하면서 언젠가는 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때 그걸 통해 많은 분이 저를 알게 돼서 좋았어요.

혹시 이번에 스프링캠프에 가서 내리사랑을 해 볼 생각은 없나요?
아쉽게도 그런 걸 잘 못 해요. 표정 연기를 못하거든요. 그래도 선배님들이 먼저 그런 장난을 시작하신다면 옆에서 도울 의향은 있습니다. (누구 반응이 제일 재밌을까요?) (김)현수도 저랑 비슷한 스타일이어서, 울 것 같은데요? 현수도 그런 장난에 당하면 반응이 귀여울 듯해요.

그 영상을 본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부모님도 양현종 선배님을 워낙 좋아하니까, 그냥 웃고 넘겼어요. (당일에는 얘기도 안 했어요?) 갸티비에 영상이 올라올 때까지 아무에게도 말 안 했어요.

룸메이트인 최지민이 화내는 걸 처음 본다고 동료 선수들이 말하더라고요. 그 방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거예요?
그때는 사회에 처음 나와서 적응을 못 할 시기였어요. 무의식적으로 하던 것 중에 잘못된 행동을 지민이 형이 바로잡아 줬어요. 이게 사회생활의 영역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형이 가장 화났던 포인트는 제 휴대폰 알람이었어요. 미국에 있으니까, 한국이랑 시차가 크게 나잖아요. 미국이 새벽일 때 한국은 낮이어서 고등학교 친구들이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를 엄청 많이 보냈거든요. 근데 휴대폰을 무음 모드로 바꿔 놓으면 알람도 안 울릴 줄 알아서 소리로 해 두고 잤어요. 저는 못 들었는데 지민이 형이 새벽에 그걸 듣고 깼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침에 형이 무음 모드로 바꿀 줄 모르냐고 화를 냈었죠. 이제는 무음 모드로 잘 설정해 두고 잡니다!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는 룸메이트가 누구였어요?
김경묵 형이었는데, 다행히 이제는 적응을 거의 다 해서 지민이 형이랑 쓸 때처럼 경묵이 형을 화나게 할 일은 딱히 없었어요.

한 인터뷰에서는 쉴 때 해외여행을 가 보고 싶다고 했더라고요.
가족들이랑 해외여행을 간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유럽에도 한번 가 보고 싶어요. (유럽 어디에 가고 싶어요?) 딱히 고민은 안 해 봤는데, 그냥 유명한… 하와이? (일동 당황) 하와이 유럽에 있는 거 아니에요? 큼큼, 그렇다면 유럽에도 가고 싶고, 하와이에도 가고 싶습니다.

2023년에는 홈런도 한 차례 있고, U-18 대표팀에서는 ‘김타니’라고 불렸잖아요. 입단하고서도 이도류에 대한 마음이 생긴 적은 없었나요?
고등학생 때 타자로도 꽤 괜찮게 잘해서, 저는 자신이 있어요. 시켜만 주신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데, 요즘 투타 겸업 선수는 거의 없는 듯해서요. 일단 투수에 집중하고 여기서 성공한다면 나중에 타자로도 한 번씩 경기에 나가 보고 싶어요. (최근에 타격 연습도 한 적이 있어요?) 입단하고서는 투수에 집중한다고 방망이를 잡아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야구 잘할 이름(?)으로 화제가 됐을 것 같은데, 어땠어요?
입단하자마자 다들 김태형 감독님이 왜 여기 있냐고 하셨던 기억이… 비슷한 말은 자주 들었는데, 익숙해서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갔어요. 선배들도 한 번씩 얘기하셨는데 그래도 이젠 제게 적응이 된 건지 요즘은 별말 안 하세요.

#어.우.덕?!

박준순(두산 베어스), 우정안(LG 트윈스), 배승수(한화 이글스), 정현우처럼 덕수고 동기들이 함께 프로에 입단했잖아요. 덕수고가 꾸준히 프로 선수를 배출하는 비결은 뭐라고 생각해요?
우선 정윤진 감독님이 제자를 아끼는 마음으로 워낙 훈련도 강도 높게 시키세요. 덕수고에 들어간다면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면 돼요. 그러면 프로에 무조건 갈 수 있을 겁니다. (감독님이 무섭진 않았어요?) 무섭긴 했는데, 제가 잘 따랐어요. 저희가 3학년일 때 전체적으로 야구를 잘하는 애들이 많아서 감독님과 소통도 자주 했고요.

학교 후배 박종혁이 KIA에 지명받자마자 셀카를 찍어서 보내라고 했다면서요?
그날 한 팀이 된 게 반가워서 무턱대고 인스타그램 DM으로 사진을 보내라고 했는데 또 말을 잘 듣더라고요. 근데 DM으로 온 사진이라 한두 번 보니까 사라졌어요. 종혁이가 화면을 바라보면서 ‘안녕하십니까~’ 하는 영상이었습니다. 근데 종혁이는 사진 찍어 보내라고 하면 매번 잘 보내 주긴 해요. 학교 다닐 때도 말 잘 듣는 착한 동생이었고요.

첫 후배이자 학교 후배인데 어떻게 챙기고 싶어요?
마무리 캠프 기간에 밥이라도 한번 사야 했는데 못 사 줘서 아쉬웠어요. 기회가 없었거든요. 시즌을 시작하면 광주에서 만나서 밥도 사 주고, 종혁이가 물어본다면 프로 생활 팁도 알려 줄 거예요. 그리고 선배님들한테 안 혼나는 방법까지도 잘 가르쳐 주려고 합니다. 사실 저는 후배들한테 선배다운 선배가 아니라 친구 같은 선배였기 때문에 밥은 잘 안 사요. 친구끼리는 밥 사는 게 아니니까요. (히히)

이번에도 덕수고 후배 엄준상이 전체 1번을 두고 경쟁하고 있잖아요.
준상이도 말을 되게 잘 듣는 후배였고, 선수로서 봐도 파워도 좋고 몸도 좋아요. 투수로도 공이 빠르고 타자로 나와서도 무척 잘하고요. 메이저리그까지도 갈 수 있는 선수지만, KBO리그에서 전체 1번을 받아 한국에서 잘한 다음에 메이저리그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만약 KIA에 오면 어떨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최근에 준상이를 만났을 때 같은 팀에서 야구하면 좋겠다고 얘기하긴 했어요. 근데 어찌 되든 좋으니까, 고3병에만 걸리지 않았으면 해요. 학생 선수 시절 내내 잘하다가 3학년 때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있거든요. 준상이는 지금처럼 꾸준히 잘하길 바랍니다.

엄준상의 올해 목표가 5대 메이저 대회에서 전부 우승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새 시즌을 앞두고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을 후배들에게 응원을 보내 볼까요?
준상이가 잘한다면 5개 대회 우승도 가능하겠는데, 전부 우승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긴 해요. 제가 있을 때도 못 했는데요? 그건 어려울 것 같지만, 우승 하나만 해도 좋겠습니다.

#형들의 사랑으로 자라

프로 선수가 된 후로 처음 맞은 비시즌이었는데, 겨울은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요.
지난겨울에는 제가 입단하자마자 혼자 준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한 듯해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효과를 내는 겨울을 보내고 싶었어요. 마무리 캠프에 다녀와서 1~2주 정도만 쉬고 12월 첫째 주부터 트레이닝 센터에서 주 4~5회씩 운동하고 있어요. 새 시즌은 저도 기대를 해 볼 만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트레이닝 센터에서는 어떤 운동에 집중했어요?
그 센터에 프로 선수 형들이 많이 다니거든요. 저는 근력이 좀 약한 편인데, 주변 형들은 다들 힘이 세니까 따라 하다 보니 덩달아 강해진 게 느껴지고요. 코치님이나 형들이 “태형이 처음보다 많이 늘었는데~?”하고 칭찬해 주시면 기분도 좋아서 더 잘 되는 느낌이에요. 올해는 더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지 않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침 이번 호에 그 트레이닝 센터가 같이 나오거든요. 방문했더니 출석왕에게 단백질계의 에르메스를 선물로 준다는 포스터가 있던데요?
맞아요. 이것도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그 이벤트는 고등학생 대상이라는 거예요. 저는 프로선수 형들이랑 해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안 된댔는데, 제가 12월에는 한 번도 안 빠지고 센터에 나갔거든요. 그래서 같이 다니던 윤도현 형이 코치님한테 저도 이거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대신 말해 주고, 또 종이에 ‘출석왕 김태형 1등’이라고 직접 써서 현관문에 붙여 줬어요. 그래서 센터 대표님이 그걸 보고 단백질 셰이크를 주셨습니다.

그 제품이 왜 단백질계의 에르메스래요?
저도 궁금해서 거기 계신 트레이너 선생님들한테 여쭤봤는데, 우선 그게 단백질 셰이크 중에서도 제일 비싸고요. 효과도 그만큼 뛰어나다고 해서 먹어 봤는데, 역시 몸에 좋은 건 정말 맛이 없더라고요. (머쓱) 그래서 먹긴 해야 하는데 손이 잘 안 가요. 보통의 셰이크는 과일 맛이 나잖아요. 근데 먹을 것의 맛이 안 나고, 향이 없어서 좀 쿰쿰한 느낌이 나요. 그래도 좋은 거라니까 일본에 가져가서 먹어야죠.

새 시즌에 어떤 보직을 맡게 될지도 들은 바가 있나요?
아직 자세한 얘기는 못 들었어요. 저도 크게 고민해 본 적이 없고요. 일단 어느 상황에 들어가든 제 공을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어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먼저라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첫 시즌부터 큰 응원 보내 준 KIA 팬들에게 인사하며 인터뷰 마칠게요!
제가 1라운드 신인인지라 크게 기대하셨을 텐데 지난 시즌에는 마지막에만 괜찮은 모습을 보여 드려서 죄송합니다. 새 시즌에는 초반부터 잘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더 자주 야구장에 찾아와 주시고 큰 응원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6년 179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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