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표심, 균형 절묘했다

정혜윤 기자 2026. 6. 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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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장, 민주당이 탈환
진보와 단일화 효과 누려
기초단체장 5곳 중 4곳 국힘
남갑 보선도 국힘이 승리
▲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오른쪽)과 조용식 울산시교육감 당선인(왼쪽)이 4일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유진현 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도현기자 do@ksilbo.co.kr
6·3 울산지방선거는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어느 한쪽이 승리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구도로 결론이 났다. 진보와 보수 단일화가 선거 전반의 핵심 이슈였지만 정작 울산의 유권자들은 선거별로 정당과 후보 선택을 달리하는 교차투표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절묘한 결과를 내놓았다.

전체 80석 가운데 시교육감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이 32석, 국민의힘이 45석, 진보당이 2석을 차지했다. 울산시장은 민주당이 가져갔지만, 기초단체장 5곳 중 4곳은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시장 선거에서는 민주·진보 단일화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보수 지지층 결집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작동한 셈이다. 시교육감선거는 고 노옥희, 천창수 현 교육감에 이은 진보 교육감이 선택받았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울산시장 선거에서 김상욱 당선인이 48.73%(28만5294표)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45.74%·26만7789표)를 2.99%p 차이로 앞섰다. 무소속 박맹우 후보는 3만2363표, 득표율 5.52%에 그쳤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는 성과를 냈다. 4년만의 탈환으로 '울산은 보수 텃밭'이라는 인식을 옅어지게 했다. 울산시장 후보군 중 한명으로 거론되던 김상욱 전 의원이 당내 경선, 민주·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를 거치며 파죽지세로 본선까지 승리하는 스토리를 쓴 것도 평가받을만 하다.

반면 울산시장을 제외한 다른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선전했다.

국민의힘은 우선 관심을 모았던 남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이 전국적인 바람을 타고 내심 이번 선거에 기대를 키워 중앙당의 '영입인재 1호' 전태진 후보를 전략적으로 배치했지만 국민의힘 김태규 당선인을 넘지 못했다. 김 당선인은 51.15%(4만6543표)를 득표하며 민주당 전태진 후보(42.62%·3만8776표)를 7767표 차이로 앞섰다. 보수 성향이 짙은 지역에 걸맞게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승리했다. 이어 새미래민주당 이미영 후보가 3.70%, 개혁신당 김동칠 후보가 2.51%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또 5명의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4석을 차지했고 민주당은 후보를 낸 4개 선거에서 북구청장 1석만 간신히 챙겼다.

중구청장 선거에서는 현직인 국민의힘 김영길 당선인이 50.68%(5만8085표)를 득표해 민주당 박태완 후보(45.62%·5만2277표)를 5.06%p 차이로 눌렀고, 남구청장은 임현철 당선인이 50.79%(8만2625표)로 민주당 최덕종 후보(44.23%·7만1950표)보다 6.56%p 많이 득표했다. 동구청장 선거는 천기옥 후보가 44.07%(3만4734표)를 득표해, 41.87%(3만2995표)를 얻은 진보당 박문옥 후보를 2.2%p 차이로, 울주군수 선거는 이순걸 후보가 54.67%(6만6190표)로 민주당 김시욱 후보(45.32%·5만4873표)를 각각 앞질렀다.

반면 북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이동권 후보가 56.56%(6만2587표)로 국민의힘 박천동 후보(43.43%·4만8062표)를 13.13%p 차로 앞섰다.

민주당과 진보당은 후보 단일화 합의에 따라 중구·남구·북구·울주군은 민주당 후보로, 동구는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해 국민의힘과 맞대결을 펼쳤지만 4곳에서 국민의힘에 패해 충격이 더 크다.

광역의원 선거도 국민의힘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4년 전 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지역구와 비례를 합쳐 총 22석 중 21석을 차지할 정도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과반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만큼 전망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국민의힘은 15석을 확보, 과반을 차지하는 호성적을 거뒀다.

역시 단일 후보로 국민의힘에 맞선 민주·진보 진영에서 민주당은 6석으로 의석을 늘린 것에 만족해야 했고, 진보당은 1석을 얻어 영패를 면했다.

일방적 승리나 패배로 규정하기에 애매한 이런 성적은 4일 민주당과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각기 밝힌 입장에서 잘 나타난다.

민주당 울산시당은 "시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고, 변화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만으로는 시민 선택을 받을 수 없었다"라고 자평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질책과 기대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민심을 깊이 새기면서 더 낮은 자세로 시민 곁에 서겠다"고 밝혔다.

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조용식 당선인이 39.22%(22만7808표)를 득표하며 36.47%(21만1834표)에 그친 보수 성향 김주홍 후보를 2.75%p 차이로 따돌렸다. 구광렬 후보는 24.30%(14만1139표)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