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건 부모에게 가장 큰 고통이다”라는 말, 그저 관용구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재즈의 여왕 윤희정 역시 그 누구보다 이 아픔을 깊게 경험한 사람입니다. 그녀는 지난 2021년, 미국에 머물던 아들을 갑작스럽게 잃고도 장례식조차 직접 치르지 못해야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단지 화상 통화로 작별을 해야 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죠.

1972년 포크송 ‘세노야 세노야’로 데뷔한 윤희정은 이후 재즈 가수로 전향해 대한민국 재즈 대중화에 앞장섰고, 후학 양성에도 힘쓴 원로 아티스트입니다. 두 자녀를 둔 그녀는 딸 김수연(버블시스터즈 멤버)과 함께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고, 아들은 미국에서 조용히 생활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어느 날, 아들이 부탁한 물건을 보내주기 위해 나갔다가 갑자기 길 한복판에서 쓰러졌던 윤희정. 그날 저녁, 믿기지 않는 연락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말. 다음 날 아침, 윤희정은 자신의 가슴에 새까만 멍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모든 걸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일주일 내내 울었다”며 당시를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고, 절친한 배우 이정재조차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해 “이게 무슨 소리예요?”만 30분 넘게 반복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고통스러웠던 건 장례조차 직접 치를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1년 당시 미국행은 불가능했고, 윤희정은 아들의 장례식을 고작 화상 통화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화면 속에서 관을 덮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지막 작별을 해야 했던 그녀. 이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이 울컥했습니다.

그럼에도 윤희정은 “이전의 일은 다 지나가리라 생각하며 견뎠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우리는 모두 종착역을 향한 기차에 타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 아이만 조금 일찍 침대칸으로 옮긴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담담한 표현에선 말로 다 못한 슬픔과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 “위로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만, 정말 존경스럽다”, “아무도 이런 고통을 겪지 않길”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윤희정의 용기 있는 고백은 우리 모두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삶의 유한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