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이 하늘로 확장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에어인천 인수 펀드에 2006억원을 출자하며 항공물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단순한 투자를 넘어 그룹 차원의 종합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전략의 핵심 축이다.

▶▶ 2006억원 베팅으로 항공물류 시장 진출
현대글로비스는 당초 계획했던 1500억원보다 506억원을 추가해 총 2006억원을 에어인천 인수 펀드에 출자했다. 이로써 출자 지분이 34.9%에서 45.2%로 늘어나며 최대 출자자가 됐다. 특히 통합 에어인천 매각 시 우선매수권까지 확보해 향후 자회사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에어인천은 오는 8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와 통합해 새로운 화물 전용 항공사로 출범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3분기 인천국제공항 내 물류센터 가동을 시작으로 항공 포워딩 업무에 본격 나선다. 연평균 2만5000톤의 신규 항공 화물 취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반도체·배터리 물류 특수 겨냥한 전략적 포석
현대글로비스의 항공물류 진출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물류 수요 증가에 대응한 전략적 움직임이다.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내재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물류 역량 확보는 필수적이다. 현대차는 2027년부터 자체 배터리 생산에 나서며 파우치형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화물과 콜드체인 물류까지 아우르는 현대글로비스의 인천공항 물류센터는 자동화 설비와 자체 통관시설을 갖춘 4만4420㎡ 규모로 건설된다. 이는 그룹 내 전자 부품과 배터리 소재의 신속한 항공 운송을 뒷받침할 인프라다.
▶▶ 육해공 통합 물류 생태계 완성 수순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해운 분야에서 자동차 운반선 87척, LNG·LPG 운송선 확보를 통해 에너지 운송 사업을 다각화했다. 2030년까지 2조원의 전략적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항공물류 진출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물류 체계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다.
정의선 회장은 2019년 현대차그룹의 미래 매출 비중을 자동차 50%, UAM 30%, 로보틱스 20%로 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2028년 UAM 상용화 계획과 함께 항공 분야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는 배경이다.
▶▶ 그룹 의존도 탈피와 신성장 동력 확보
현대글로비스의 항공물류 진출은 그룹 내부거래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현재 76.5%에 달하는 내부거래율을 낮추고 외부 고객 확보를 통한 자립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에어인천 인수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항공 화물 네트워크는 이러한 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글로비스는 2조5000억원이 넘는 풍부한 현금 보유고를 바탕으로 언제든 에어인천 인수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당장은 '전략적 투자'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우선매수권 확보는 미래 옵션을 열어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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