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최초의 ‘0%대’ 굴욕…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졌던 ‘어서와’

웹툰 원작의 참신함과 청춘스타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KBS 2TV 수목드라마 ‘어서와’는 한국 지상파 드라마 역사에 전무후무한 불명예 기록을 남기며 퇴장했다. 지상파 주중 미니시리즈 최초로 시청률 ‘0%대’라는 처참한 수치를 기록한 이 작품은 미디어 시장의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렬하게 시사한다.
드라마 ‘어서와’는 남자로 변하는 고양이 홍조와 강아지 같은 매력을 가진 인간 여성 솔아의 미묘한 동거를 그린 반려 로맨스물이다. 인기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출신의 김명수(엘)와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던 신예은이 주연을 맡아 방송 전부터 젊은 시청층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를 색다른 시선으로 조명하겠다는 기획 의도 역시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작품은 첫 회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첫 방송에서 기록한 3.6%의 시청률이 이 드라마의 자체 최고 시청률이자 마지막 영광이었다. 판타지 로맨스라는 장르적 매력을 살리지 못한 채 극의 전개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고 잔잔하게만 흘러가면서 대중의 인내심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따뜻한 의도는 극의 지루함으로 직결되었고, 고양이가 인간으로 변신하는 핵심 설정 역시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인 환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인물들 간의 갈등 요소나 극적 긴장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회 반복되는 일상적인 에피소드는 시청 이탈을 가속화했다.

급기야 방영 중반부인 회차에서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0.9%를 기록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 이는 지상파 평일 메인 시간대 미니시리즈 드라마 중에서 최초로 발생한 0%대 시청률이라는 점에서 방송가 안팎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주었다. 지상파의 플랫폼 권력이 완전히 붕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들의 막강한 공세도 악재로 작용했다. 당시 트로트 열풍을 몰고 온 타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키는 동안, ‘어서와’는 아무런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대안 콘텐츠가 넘쳐나는 미디어 환경에서 무색무취한 드라마는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증명했다.

최종회 역시 이변은 없었다. 주인공들의 재회를 그린 해피엔딩으로 극을 마무리했으나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는 못했고, 결국 역대 최저인 0.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불명예스럽게 종영했다. 배우들의 열연과 비주얼은 준수했으나 콘텐츠 자체의 내러티브 힘이 부족하면 대중에게 철저히 외면받는다는 잔혹한 현실을 보여준 뼈아픈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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