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날개 단 TSMC·엔비디아·하이닉스 실적 ‘환호’… 삼성·인텔 ‘한숨’

김성훈 기자 2024. 10. 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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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의 성적표가 '인공지능(AI) 붐' 편승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AI 칩 선두주자인 미국 엔비디아와 삼각 공조를 구축한 TSMC·SK하이닉스는 막대한 수혜를 입고 있지만, 비메모리 및 메모리 시장의 절대 강자로 각각 군림해온 인텔과 삼성전자는 선제 대응 기회를 놓치면서 고전하고 있거나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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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업체 희비
TSMC 3분기 순익 54% 껑충
하이닉스 매출 98% 상승 관측
삼성 추월할 가능성까지 거론
전통강호 인텔, 파운드리 휘청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의 성적표가 ‘인공지능(AI) 붐’ 편승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AI 칩 선두주자인 미국 엔비디아와 삼각 공조를 구축한 TSMC·SK하이닉스는 막대한 수혜를 입고 있지만, 비메모리 및 메모리 시장의 절대 강자로 각각 군림해온 인텔과 삼성전자는 선제 대응 기회를 놓치면서 고전하고 있거나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 주가는 전날보다 9.79% 오른 205.84달러(약 28만2412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종가 기준 약 1조671억 달러(약 1464조612억 원)를 기록, 1조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10%에 달하는 TSMC 주가 급등은 이날 발표된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TSMC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3252억6000만 대만달러(약 13조8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늘었고, 같은 기간 매출도 7596억9000만 대만달러(약 32조3000억 원)로 39% 증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TSMC의 올해 2∼3분기 매출 절반 이상은 모두 AI 가속기 등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나왔다. 최근 AI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캐치’한 것이다. AI 가속기는 AI 모델의 학습·개발에 필수적인 반도체로 전 세계 시장의 약 90%를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데, TSMC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 등을 위탁 생산하면서 AI 돌풍의 최대 수혜 업체로 부상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AI 붐’에 올라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9% 상승한 18조370억 원, 영업이익은 6조7628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됐다. 증권가에선 특히 오는 24일 발표될 SK하이닉스의 3분기 잠정 실적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추월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차세대 D램인 HBM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큰손’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3E(5세대·8단)를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최근 12단 제품도 최초로 양산에 돌입, 연내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한 인텔과 기대치를 밑돈 삼성전자는 AI라는 거대한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때 ‘반도체 제국’으로 불리던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 2분기 16억 달러(약 2조13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휘청이고 있다. 세계 1위 종합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도 ‘HBM 대형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영국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퓨처브랜드가 선정한 ‘미래 기업 가치가 큰 브랜드’ 1위에 선정되는 등 프리미엄 품질에 대해 여전히 높은 시장 기대를 바탕으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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